"마지막 총알은 항상 남겨.
최후의 적이나 아니면, 나를 위해서..."
홍콩느와르를 보여준 영화중에 가장 잘 보여준 것이 영웅본색과 함께 이 작품이 아닐까. 영웅본색이 홍콩느와르를 만들고 첩혈쌍웅으로 완성시켰다고 말할 정도니 말이야. 냉철하지만 따듯한 눈빛을 가진 킬러와 냉정한 형사의 초반 대결이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다. 시종일관 카메라를 쫓아가느라 눈이 바쁜데도 불구하고 킬러한테 애뜻한 연민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 페이스오프로 다시 존트래볼타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왔었지. 다시 봐도 감동이다.
이수현과 주윤발이 가장 가깝게 만난 장면. 서로의 얼굴을 향해 총구를 들이민 이 장면은 페이스오프에서도 똑같이 차용이 되었는데 이만한 긴장감을 주는 씬은 앞으로도 없을 듯 하다. 긴박한 순간에 제니가 나서며 서로를 별명을 지어주며 부르는 대사가 긴장감속에 이상한 여백으로 자리를 잡는다.
단 한 발의 총알을 남겨두지 못한 친구를 보낸다. 포스터가 생각이 난다. 개같이 살기보단 영웅처럼 죽겠다. 느와르의 전성시대엔 친구가 많았다. 홍콩느와르를 사라지며 친구도 사라졌다. 제길~
이 장면은 두고 두고 첩혈쌍웅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장면이다. 제프가 제니에게 전화하는 이 모습. 어느 새벽, 제니에게 안부를 전하는 제프. 뒤로 보이는 이른 안개와 제프의 어두운 모습,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나도 상상했었는데... 나도 저런 모습을 그리고 싶다.
내가 이래서 하모니카를 배우게 되었나 보다. 하모니카. 구슬퍼서 좋다.
주윤발.
한때 그의 영화에 열광을 하며 그의 모습을 나의 모습에 투영시키곤 했다. 나는 어른이 되었고 킬러도 아니고 갱도 아니다.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며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곤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유치할 지도 모를 그 의미는 목숨과 같던 적이 있었지. 무엇인가 단 하나만으로도 인생의 모든 것을 걸 것만 같던 시기. 가장 소중했던 그 무엇이 절실하던 시기. 난 그 시기가 지금도 아쉽다. 아직 얻지 못해서일까? 아님 얻기엔 너무 커버렸는가?
아. 그리고 말야. 홍콩느와르라는게 비단 홍콩에만 국한되지는 않는 거 같아. 그러니까 아시아권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주윤발 열풍을 일으켰던게 아닐까? 잡힐 듯 잡힐 듯 잡은 듯 싶은데 놓쳐버리는 그 무엇에 대한 아쉬움은 항상 같이 하나봐. 안 그래? 마지막 총알은 남겨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