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떠나면 밥먹는게 곤욕이다. 하지만 뭐 이런 것 조차도 즐길 수 있어야 여행이랍시고 다닐 수 있잖아.

모두가 집처럼 편안한 여행은 노후에나 기대하는 것도 늦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졸리비가

있고 졸리비에는 밥도 있잖아. 다행이지. 수프도 먹을만 하고 말이야.

이 것처럼 말이지. 스파이시한 통닭과 라이스 한 개. 그리고 수프와 콜라.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뭐 일하는 것도 없고 유유자적하니 소일거리나 하고 다니니 이 정도면 진수성찬 아니겠어?

첫 날은 벤또로 시작했는데... ㅎㅎ 가기전에 또 벤또를 시식해야 겠다.




근처 시장에서 먹은 음식. 통닭을 튀긴건지 아니면 생선을 튀긴건지 모를 튀김과 식초맛이 그윽한

생선요리.

바로 여기다 주인 아줌마는 나를 기억한다. 하긴 한국인이 여기서 먹겠냐.


저녁때 안 가봤던 동네를 걷다가 어느 남자의 열창소리. 소위 돼지 멱따는 소리가 들려 갔지. 아름다운

목소리에 이끌려 간 게 아닌 지극히 호기심. 내가 아는 필리피노들의 노래실력은 아주 좋거든.

남자든 여자든 말이야. 그런데 이 건 웬... ㅋㅋ 그래서 갔다가 어느 중년의 남성이 열심히 노래를 

부르고 있더라. 그래서 사진을 찍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더니 손목을 잡고 들어오란다.

그 곳에서 찍은 사진.


알고보니 친척 아들의 돌잔치를 기념해서 온거야. 대가족이 모인거지. 에스페란도 한 잔 마시고

나왔다가 식사하고 치킨과 산미겔 몇 병 사들고 다시 들어갔어.

피노이들은 거리낌이 없어. 외국인에 대해서 말이지.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자국의 역사에서 외국인이

개입되지 않았던 근세사가 없어서 그럴까? 전통생활이라는 문화에 외국인이 안 끼는 경우가 없었던

이유? 400년 아니 500년 가까이 외국인과 함께 한 생활이어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좋다 안 좋다고

말할 수 없겠지만 역사적인 자존심은 많이 희석되었으리라. 그래서 어쩌면 이렇게 외국인들과 기분좋은

모습을 연출할 여유가 있는지도 모른다.

참, 게이가 있더라. 성적소수자에 관대한 그들의 모습도 이채롭지. 가족이기에 이해한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뭐 그냥 또 하나의 성으로 이해한다고 해야 하나? 일반 상점이나 회사등에서 아무래도 차별은

있겠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잘 모르겠단 말이야. 전혀 위축됨이 없는 그들의 모습이 보기 나쁘진 않더라.

아쉬운 인사를 하고 자리를 나와 숙소로 오는 길의 리메디오스 서클.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춤연습을

한다. 어느 나라나 비슷한 모습이지. 춤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이 곳 아이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 춤좀 추는 청소년들 오면 열광하겠다 싶더라. 우리나라 워낙 춤 잘 추잖아. ㅎㅎ

그래서 우리나라 아이돌들이 동남아를 휘어잡는지도 모르지.

사진을 잘 찍어주는 것도 좋아. 그래서 눈치볼 필요가 없다는 거지. 왜 누군가 자신의 사진을

찍는 것을 꺼려하는 ... 뭐 많잖아 .난 괜찮은데 말이야. ㅎㅎ



이 곳 말라떼 부근에선 한국인이 큰 손인 것은 분명해 보여. 새로 생기는 모든 ?것들이 한국인 컨셉에

맞춘 것 같아. 내부장식은 화려하고 무엇보다도 메뉴가 엄청 비싸지. 아마 이 근방에선 최고의 클럽이

아닐까 싶은 익스쿨루시브. 아. 최고라는 것은 가격도 최고라는 거야.

여기는 익스클루시브는 아니고 지직스. 항상 한국유학생들로 바글 대는 곳이지. 필리핀 아가씨들은

알바를 뛰기도 하는 곳이고 말이야. 

입장료는 무료이고 맥주 한 병값만 있어도 되긴 하지. 99페소.



혹 자는 필리핀이 위험하다고 하고 사람들은 거지같은 근성을 가지고 있다고도 하지. 한국인은

마사랍코리안 일 뿐이라고 말이야. 하지만 그런 모습은 어느 나라에서든 그런 위험은 도사리고 있지.

관광객으로서의 가져야 할 조심성만 놓치지 않는다면 어느나라에서나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네들의 현 경제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건지. 외국인에게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손을 벌리고, 담배, 스넥, 땅콩을 팔기 위해 끊임없이 펍들을 순회하는 것은 말이야.

우리는 안 그랬을꺼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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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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