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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호주를 상상할때 그 상상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 곳을 순전한 내 기억으로 뽑는다면 그 곳은 케언즈이다.


다행히 쉐리단 스트리트에서의 생활은 순조로웠다. 일본인들을 가까이 지켜 볼 수 있었고 그들의 생활이나 주위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그들의 습성을 눈여겨 볼 수 있는 독특한 기회였다. 더군다나 일본인 요시다와 류. 여자 한 명, 그리고 이태리인과의 생활은 흔치 않는 기회일 것이다. 아래층 거실에서 류가 자고 2층 큰 방에서는 나와 요시다, 그리고 이태리인이 생활을 했다. 이태리인은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태리인은 참 재미있는 친구였다. 이태리인 성격이 호탕하고 박력있다고 한다. 민족성이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는 길을 가다가도 여자들에게 how's it going! 을 외치는 친구였다. 좀 밝힌다고 해야 하나? 크~~ 웃음을 참 호탕하게 웃곤 하는 개구장이 같은 친구였다. 하지만 뒷날 이 친구는 한 달 정도 생활을 하다가 자기의 친구집으로 옮기게 된다. 한 번은 모처럼 쉐어하는 이들끼리 비치(예의 그 유명한)에 놀러갔다. 케언즈에서 제일 잘 나가는 디스코텍 말이다. 우린 맥주를 간단히 마시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 친구는 자기 아는 친구를 만났는지 다른 팀과 합류해서 즐기는 줄 알았는데 그 것이 아니고 모르는 여자들과 춤을 추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류, 그리고 또 한 일본인(와세다 대학생)이 춤을 추고 있었는데 못보던 여자가 다가와서 노골적인 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쩌비... 난 몇 번을 돌아서서 동료들과 추었다. 아마 동료가 없었다면 모르지만..^^; 그런데 이태리 친구의 눈빛이 나와 몇 번 마주친 것이었다. 그 눈빛이 예사롭지 않길래 애써 피하고 말았는데, 그 와중에도 이 여성은 쩝... 이태리 친구가 다가와서 속삭인다. " 재 건들지 마라. 내가 찍어놨다" 난 그냥 웃고 말았는데 그 여자가 나에게 묻는다. 나 싫냐고, 난 싫지는 않지만 난 친구들과 왔고 그 중에 한 명이 너를 맘에 들어하는 거 같다며 사양?의 뜻을 표했다.. 누구냐는 물음에 그 이태리 친구를 알려줬더니 하는 말. "난 재 싫다. 너가 좋다"
그 아가씨는 유고슬라비아 아빠와 일본 엄마를 둔 혼혈아였다.

그렇게 조용히 돌아온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한동안 이태리 친구가 나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눈치였다. 크...그래서 몇 일동안 풀장 옆에서 발차기를 몇 번 한 적이 있다. 다시 좋게 지냈다. 흐미~ 아래층에서 자는 류는 한 동안 면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뒷날 몇 년전에 개봉한 베트남전 배경의 씬레드라인이라는 영화에 일본군으로 엑스트라 출연을 하게 된다. 아르바이트를 포기하고 그 영화에 촬영할 정도로의 매력적이었던 것은 헐리우드 영화에 출연한다는 그리 흔치 않은 경험과 페이또한 하루 120~150불을 받을 수 있었으니 여행객에겐 유혹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이 영화 촬영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요시다는 아르바이트도 하지 않았고 그저 어학원을 계속 다니는 풍족한 환경의 학생이었는데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조용히 이야기를 하는 성향이었던데 반해 요시다는 목소리도 크고 웃음도 크고 하고 싶은 말을 거침없이 하는 스타일의 젊은이였다. 이들과는 지난 한일의 과거에
대해서 애기도 하고 있었지만 너무나 무관심한 이들의 태도에 공연한 열만 내던 내 모습이 철없던 거 같기도 하다. 일본의 보통 젊은이들은 한 일의 과거에 대해 그리 관심이 없다. 독도가 다케시마가 어디에 붙어 있는 지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우리는 다르다.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을 품어 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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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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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 나의 호주 경험담중 가장 자랑? 스럽게 내 놓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다른 경험보다 더욱 소중하다는 건 아니다. 어쨌거나 타인일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중 가장 귀기울 일 만한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부분 이란 것이다. 어쩔 수 밖애 없는 타인 이란 거! 노래 제목인가? 사회생활 초년병으로 느껴지는 생각이다.

케언즈의 햇살은 무덥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마를 훔치며 땀을 닦는게 하루의 시작이다. 제길, 선풍기라도 한 대 달아 줄 것이지. 찌뿌드한 몸을 몇 번 뒤틀고 일어난다. 유리창 아래로 보이는 케언즈 시내는 여느 날과 변함없다. 저렇게 큰 도로에 한산한 차들과 사람들. 한 밤에 esplanade나 가면 시원하겠지. 시내는 여전히 북적 거린다. 오늘도 나가봐야 겠지. 머 언제 잡히지 않겠어? 어짜피 호주에 올때보다야 더 나은 현실이지. 그 중국 식당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오늘쯤 한 번 가보면 알 수 있겠지. 한 손에는 간이 지도. 그리고 작은 가방을 어깨에 짊어진다. 주위를 둘러보니 도무지 식당밖에 당장 발 붙일 곳이 없을 거 같아 보인다. 식당,...음...흠. 할 줄 아는게 없으니 이렇게 폭이 좁아지는 구나. 영어라도 멋들어지게 구사한다면 다른 곳도 도전 해 볼텐데 말야. 몇 군데를 가다가 esplanade의 중국식당에 간다. 한국인과 비슷한 인상의 중국인 아줌마가 미소를 띄운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나올 수 있냐고 묻는다. 눈이 휘둥그래 진다. 꿈이냐 생시냐, 케언즈에 온지 2주도 안돼서 job을 구하다니,.. Wow~!! 너무 기쁘다.
당연하져. 나올 수 있져. 넵!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환한 미소를 띄우며 그 곳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성을 기다렸다. 곧 퇴근 시간이 되어 그녀에게 물어보니 그 아줌마가 사장이며 주방장이 남편이지만 여자가 실세라고 한다. 그 녀는 곧 Airs Rock으로 간다고 한다. 그 녀 뒤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도 가고 싶은 곳이지만 현재로선 그 곳 가는 경비만도 장난이 아니었고 또 그 곳의 물가는 이 곳과는 달리 비쌌다.
내륙지방은 사막지방이어서 여러모로 고생이지만 그런 고생이 남을 정도의 여행이란 말을 들었다. 사진 한 장 덩그러니 놓여있고 유치 찬란한 온갖 미사여구를 들여가며 알려진 Airs rock. 갈만 한 곳은 사실인 것 같다. 누가 그랬는데, 아~! 썬형이 그랬구나. 호주 와서 다른 데는 못가도 Fraiser island하고 Airs rock만큼은 꼭 가보라구 말이다. 난 이내 그 녀에게 share 정보를 물었다. 마침 그 녀는 자기의 이태리 친구가 share를 구한다고 한다. 1주일에 40$. 와우~! 백팩 1주일 요금이 100$가까이 되었는데 반값도 안된다. 흐흐~! 이런 게 행운이 아닐까? 이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 하나.


이름이 수희라고 했다. 수희는 부산아가씨였다. 수희는 남자 친구라는 그 이태리인을 만나기로 했다면서 잠시 에스플레네이드의 벤취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수희의 남자친구인 듯한 내 키정도의 외국인이 싱글 거리며 다가온다. 노랑머리의 그 이태리인과 수인사를 나누었다. 무척 장난꾸러기 인듯한 그 친구는 마침 쉐어를 구한다고 한다. 우린 같이 케언즈 시내를 지나 한 30여분정도를 걸었다. Sheridan St.사이로 들어서 잇는 공원과 백패커스, 그리고 모텔들. 이 곳에는 많은 Homeshare가 있다고 한다. 주로 일본인과 한국인 학생들이 이 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한다. 깨끗한 도로와 어울리는 한적한 곳. 케언즈 시내와는 다른 한적한 주택가다. 어느 2층 집으로 들어서니 작은 pool이 보였다.
마침 방안에는 나보다 어려 보이는 남자 두 명이 TV를 보고 있었다. 요시다와 켄. 요시다는 어학교에 다니는 게이오 공대의 학생이었고 켄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호주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켄은 아래층 거실에서 잔다고 했고 나와 켄, 그리고 이태리인(아쉽게도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내 그 때의 다이어리엔 적혀 있겠지만,)은 2층 큰 방. 그리고 2층의 작은 방엔 일본인 아가씨가 산다고 한다. 케언즈에서 최근 건설된 제일큰 쇼핑센터인 Cairns Central에서 파트 타이머로 일하고 있어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태리인 친구가 말하기를 까다로운 성격이라 조심해야 할 거라고 웃으며 말한다. 참 웃기 좋아하는 친구다. 집을 둘러보니 거실인 아래층엔 TV와 부엌이 돌아가면 있고 그 입구엔 세탁기가 놓여 있다. 이 곳에서 케언즈 생활을 하겠구나. 이제 job만 구하면 된다. 다음주에 오기로 하고 백패커스로 돌아가는 케언즈의 한적한 거리가 평화롭다. 어떤 사람들일까? 세명의 일본인과 1명의 이태리인.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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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웬에서의 헤어짐을 아쉬워 하기보다는 케언즈에서의 새로운 생활에 조바심을 품은건 처음인 도시생활이어서 그런가 보다. 헤어짐에 익숙해서일까. 뜨거운 태양이 맞이 했던 그 간이 터미널에서 그레이 하운드를 타고 다시 북쪽으로 올라간다. 많이 가벼워 진듯한 베낭. 서퍼스에서 베낭의 무게로 인해 버스탑승전에 제동이 걸리기 까지 했었는데 말이다. 눈을 감았다. 지나간 농장에서의 생활이 떠 오른다. 기쁨보다는 슬픔이, 다행이다라는 안도감보다는 안타까움이 많았던 지난 생활들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추스렸다. 버스는 Townsville을 지나고 있다. 저 멀리 붉은 산이 보인다. 듬성 듬성 이빠진 아이처럼 몇 그루 밖에 나무가 보이지 않는 Castle Hill. 외롭겠다. 힘들겠다. 심심하지는 않을까. 저기에도 동물이 살고 있을까?

"난 적어도 내 아들, 딸에겐 나와 같은 환경을 물려주지 않으리라.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

케언즈 책자에 소개되기는 퀸즐랜드 북부에 위치한 아담한 마을로 인구는 약 10만명이라고 나와 있다 -"자신만만 세계여행" 삼성출판사97년판" 아담한 마을? 아담하다고 해야 하나? 시드니와 비교했을때 시드니를 대도시로 표현했다면 케언즈는 도시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 인구 10만이라고 하지만 유학생이 10만이라는 애기를 들었으니까, 케언즈는 5월부터 10월까지 평균기온이 18~28도씨 전후여서 관광하기엔 최적의 도시. 11월부터 4월 사이는 덥고 비도 많이 내린다. 호주의 주요도시중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 비행기로 약 8시간이면 케언즈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오후 4시가 넘어선다. 버스는 Trinity Wharf transit center로 들어선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화려한 호텔들과 빌딩들. 선그라스를 낀채 반바지 차림의 경쾌한 사람들의 옷차림. 낯 설어 보이는 이유는 무언지, 그래. 나도 저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야 하겠지. 몸을 일으켰다. 베낭을 짊어지고 둘러보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터미널 내부가 보인다. 그 곳에서 백팩 브로셔를 훑어봤다. 14$,15$ 정도 하는 백팩들. 13$짜리가 보인다. Billabong Inn. 우선 그 곳에서 몇 일을 지내보며 Job을 구해야 한다. 시내에서 가까운 듯 보이는 그 곳으로 약도를 보며 물어 물어 갔다. 사거리의 한 켠에 보이는 빌라봉 백팩. 리셉션으로 들어간다. 작은 풀이 보이고 테이블에서 TV를 보며 식사를 하고 있는 몇 몇의 젊은이들이 보인다. 누가 왔는지 누가 나가는지 관심없는 사람들. 안내된 방은 2층의 복도 끝. 방이 너무 커서 침대 몇 개로는 이방인의 가슴을 채우기엔 너무나도 허전한 곳이었다. 구석의 침대에 짐을 풀었다. 어깨가 저려온다. 노후된 침대 스프링으로 가운데가 푹 꺼져 있고 페인트 칠이 벗겨진 듯 군용 메트리스보다도 안 좋아 보이지만 이런 환경에는 익숙해져 있잖아. 그래도 유리창이 커서 비록 중심가는 아니지만 거리가 훤히 보이는게 맘에 든다. 다른 곳 보다 1$저렴한 것도, 훗! 그러고 보니 구석에 잠을 자고 있는 듯해 보이는 남자가 보인다. 몇 개의 침대 근처에 짐이 없는 걸로 보아 저 사람과 나 밖에 없음을 짐작하니 갑자기 밀려드는 허전함. 흠, 베낭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뒤적 뒤적. 빨간 딱지 말보로. 필터. 페이퍼. .....휴~~~~~~~~ 담배라도 있으니,...케언즈 시내를 돌아봐야겠지. 간단한 짐을 챙기고 리셉션에서 시내지도를 구한다. 시드니에서는 도로가 큰 도시치고는 좁다 싶었는데 케언즈는 넓은 도로에 차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도시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고층빌딩이 케언즈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일본인이 서퍼스 파라다이스를 키우고 지금은 케언즈에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중 하나가 케언즈의 큰 건물들 소유주가 일본인이 상당수가 많이 있었고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의 수정과도 같은 근처의 여러 섬이 일본인 소유로 개발되고 있었다. 일본어만 알아도 생활하는데는 불편함이 없는 곳. 아니 외국인들이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곳이다.

WOOL WORTH로 가서 쌀과 몇 가지 음식꺼리를 사기 위해 나갔다. 거리에는 일본어와 일본인의 모습들이다. 일본땅에 외국인을 위해서 도시를 조성한 것 같은 착각마저 일게 하는 곳 케언즈. 간혹 한국사람인 듯한 사람을 보았지만 무심코 지나쳤다. 수퍼를 나오는데 일본인 한 명이 들어온다. 동그랗게 뜬 그의 두 눈을 본다. Shin! 와후! 이 반가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케언즈로 간다고 했지만 이 곳으로 오면서 생각도 못했는 걸 말이다. 근황을 물으니 시내 면세점에서 일하고 있단다. 부럽군. 오늘 저녁에 Beachs라고 하는 나이트 클럽에서 같이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 농장생활과는 모든것이 생소하고 낯설기만 하다. 길을 물어봐도 어느 거리를 기점으로 설명하는 통에 거리 이름부터 알아야 했다. 백팩으로 돌아와 시내 지도를 눈에 익히고 있었다. Beaches로 갈 시간이다. 그 곳에 가니 마침 신이 나와 있었고 옆에 다른 일본 아가씨도 있다. 같은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동료란다. 일본어. 일본어만 알아도 job을 쉽게 구하는 건데,...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애국자. 애국은 어려운게 아냐. 먼데서 찾지 마. 행복은 먼데 있는게 아니야. 치르치르와 미치르처럼 온 세상을 헤매다가 파랑새를 곁에서 찾을 거니. 넌 지금 힘든게 아니야. 너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을 생각해봐. 악법도 법이야. 법은 지켜야 해. 좋은게 좋은 거야. 두리둥실 사는게 최고지. 네. 멋. 대. 로. 해. 라.

Beachs는 케언즈내에선 가장 인기있는 나이트였는데 50여m도 채 안되는 곳에 케언즈 최대의 중심거리인 Esplanade가 위치하고 있다. 중심가란 애기다. 그 옆엔 Meeting place라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Fastfood점과 같은 식당들이 모여 있다. 우린 백팩에 놓여 있는 쿠폰을 이용해서 입장료없이 들어가서 5$에 근사한? 식사를 제공받았다. 그리고 맥주가 7$이면 800cc정도? 나이트클럽 내부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형편없다. 화려한 조명도. 내부시설도 없다. 입구를 들어서면 긴 테이블과 줄줄이 놓인 동그란 의자들, 그 너머로 동그란 테이블과 의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전면에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보여지는 하얀 스크린. 그리고 춤을 추기도 하고 요일별로 이벤트가 벌어지는 스테이지.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 왼쪽에 간이 식당. 2층계단을 올라가면 눈 앞에 뮤직비디오와 조명을 담당하는 디제이의 모습이 보인다. 그 곳에도 바와 2$에 한 게임을 할 수 있는 몇 개의 당구대가 놓여 있다. 참 호주엔 포켓볼만 있어서 시드니에서부터 포켓볼만 치면서 올라왔군. 식사를 하며 나눌 수 있는 애기는 농장과 도시생활, 그리고 job이었다. 신의 영어 실력이 많이 늘어난 거 같아 신기했다. 보웬에서는 정말 힘들던데,... 도시생활이 좋은 건가? 그날은 그렇게 보냈다.행운이 같이 할 것만 같은 케언즈 생활의 시작이었다. 객지에서 아는 이를 만난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내일부터는 job을 구하러 돌아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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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떠난다. 또 누군가는 찾아온다. 사람 사는 세상 다 그렇겠지만 호주에서 많은 이들을 만났고 또 많은 이들과 헤어졌다. 이런 만남속에는 좋은 기억속의 사람들과 나쁜 기억속의 사람들로 나누어지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기억나는 형이 있다. 그 형은 인하대를 나와서 삼성의 반도체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경험을 쌓기 위해서 호주로 왔다고 했다. 푸짐한 인상의 그 형은 힘들어하는 나에게도 많은 조언을 들려주며 용기를 주었다. 사람들은 그 형을 좋아했다. 누구에게나 마음을 열고 대한 형은 그 형이 아닌가 싶다. 마음을 연다는 것, 그 것 말이다. 호주를 돌아다니며 필연적으로 한국인들끼리 마주치게 되는데 그러면 거기에서 오는 한국적 사고방식?으로 마찰을 빚을 때도 있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에 얼마나 서로를 해 하는지,... 하지만 그 형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나이에서 오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성품이라고 하는게 맞을 거다. 지금의 나도 나의 가벼운 말 한 마디로, 행동으로 사람들을 힘들게 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한다. 호주가 올림픽으로 인해 경기가 활성화 되는 거 같아 그 곳으로 지금 가는 사람들이 job을 전보다는 쉽게 구할 수 있으리라. 그래서 나처럼 농장에서 4개월이 넘는 기간을 보내지 않아도 되리라 하는 생각을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 정말로, 정말로 호주에서 보낸 기억을 평생 간직하며 누군가에게 들려줄 계획이라면 당신의 땀을 호주의 그 드넓은 농장에서 뿌렸던 것도 좋은 기억이 되리라. 도시에서의 일과는 달리 농장에서 느끼는 것은 사뭇 다르다. 그 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설사 따분한 기억일 지라도 말이다. 내 경우 도시에서도 4개월 이상을 지냈지만 도시의 화려한? 기억보다는 농장의 땀내 나는 기억이 더 생생하다. 그리고 올림픽 특수라고는 해도 job을 구하기 힘든 사람은 힘들 것이다. 구하고 나면 별 거 아니지만 구하기 전에는 애타는 게 그 것이 아닌가. 만약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도시에서 job을 구해서 일을 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농장으로 들어가는 것도 좋다. 설사 구하더라도 농장으로 한 번쯤은 발걸음을 옮겨본다면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나의 글이 농장에 어떠한 감상을 불러 일으켰을 지 모르지만 썩 나쁜 기억으로 쓴 건 아니니 당신에게도 그 기분이 조금은 전이되지 않았을까 한다. 정보만 확실하다면 농장에서 한 달을 생활하고 나올 수도 있다. 아니라면 다른 도시로 가기 전에 단 1주일, 아니 3일을 있어봐도 당신은 많은 것을 볼 것이다. 농장에 안 가 본 사람보단 말이다. 호주갖다 와서 써퍼스 파라다이스, 또는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가 아름답다거나 머 그 곳의 분위기가 너무 아름답다고 누구에게 말 해 본 적은 없다. 여기 쓰여진 글들의 경우야 경험담이란 게 그렇듯이 당시의 감정에 충실하려다 보니 이입과정에서 비롯되는 어떤 허세?에서 비롯된 과장도 많음을 시인한다. 쓰고 나서 다시 훑어보면 그렇게 좋았나 하고 의문을 품지만 보는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호주로 가는 불안감을 용기로 바꾸고자 하는 좋은 의도로 해석해 주기 바란다.

보웬에서의 생활은 그랬다. 새벽녘에 일어나 일 나가고 농장에선 귀에 카세트를 꽂고 테이프 늘어지도록 들으며 중얼거리고 그 걸 알아듵나 옆의 외국인에게 테스트해 보고 그러다가 백팩으로 돌아와 다시 책 펴들고 외우고 테스트 하고 외국인하고 잡담하다가 한국인하고 술 마시고 , 일 주일에 한 두 번은 콜스로 나가서 먹고 싶었던 것도 사와서 이 것 저 것만들어서 사람들과 자리를 같이 하며 맥주캔을 따기도 하고 와인팩을 따기도 한다. 누군가(남자 두명과 여자 한 명)는 여행을 오지게 다니다 돈 떨어지면 한국에 돌아간다며 중고차를 구입했는 데 지금 기억으로 1500$정도로 사지 않았나 싶다. 떠나기 전날 고사 지낸다고 이런 저런 음식을 장만해서 형식을 갖추어 했는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던 외국인들도 동참해서 차 앞에서 큰절을 하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그 아가씨의 음식솜씨는 남달랐다. 호주에서도 이런 걸 만들 수 있구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참 시내에는 공중전화기가 다른 도시와는 달리 구형이 있었는데 이 공중전화기에 어떤 기기-그 기기는 전화번호를 입력시키면 소리가 저장이 되서, 다음에 그 번호로 전화를 걸 때 번호를 누르면 그 번호에 입력된 소리가 전화기에 전달되어 번호가 걸리게 되는 것이다-를 대고 전화를 하면 국제 전화를 공짜로 하게 되는 곳이두 군데가 있었다. 덕분에 백팩내의 사람들도 또 나도 한 동안 그 전화기를 애용했다. 호주에서 한국에 전화할려고 하면 참 돈 많이 든다. 공중전화를 공짜로 이용하기 위한 워홀메이커의 몸짓은 여러 가지로 나타났는데 그 중 전화카드를 넣어서 통화가 신호음이 떨어지며 돈이 액정판에 새겨질 때 쯤 카드를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추어 빼내면 그 돈이 빠지지 않고 계속 사용한다고도 해서 한 30분간 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다른 확증되지 않은 방법들. 사실 전화카드 20불짜리로 통화해봐야 기껏 5분 남짓? 그냥 여담으로 하는 소리다. 아마 이 글을 보는이가 그 곳에 갔을 때는 다른 방법의 전화 공짜로 거는 방법이 개발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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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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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웬 이 곳은 참 아담한 곳이다. 가끔 이 도시의 여기 저기를 걸어다니며 이 도시에 흥미를 느껴 보려 했었다. 롤러 블레이드를 끌고 끝에서 끝은 왔다 갔다 한 거 같다. 그 정도로 아담한 곳이다. 너무나 조용해서 오히려 번다버그가 큰 도시였다는 것을 느낀 곳. 공장도 없는 거 같고 그렇다고 회사도 없는 거 같은 이 곳의 경제는 어떤 식으로 끌어가는 지 궁금할 정도였다. 대 낮에 TAB에 서성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중국인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그 곳을 지나면 이 곳으로 찾아 오는 사람들과 이 곳을 거치는 사람들. 그리고 떠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간이 정류장이 서 있다. 우리나라의 어느 동네의 작은 가게를 연상시키는 매표소와 햄버거, 음료수를 파는 간이 식당. 그리고 보웬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 나는 이 곳을 지나쳐 돌아가는 어느 세탁소. 피자집. 그리고 어느 날, 그 곳에 걸려있는 중국집 간판을 보며 중국놈도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하며 웃고 말았다. 그리고 콜스보단 못해도 꽤 큰 가게가 하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곳에 들렀을 때 내가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다 여기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다가가기 전에 다가 오지 않는 것은 사물도 마찬가지 인 거 같다. 어느 도시나 특색이 있듯이 보웬은 mural의 도시다.누가 그렸나 궁금한 벽화들이 어느 건물이든 외벽을 장식하고 있다. 그 그림은 비행기일 수도 있고 어느 집앞에서 허허 웃고 있는 기분 좋은 노인의 웃음 소리일 수도 있다. 시드니에서 케언즈까지 올라가면서 어느 도시를 가든 이국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호기심은 불안을 억누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호기심은 어쩜 희망이라고 하기엔 거창해도 어떤 기대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 여기보단 더 좋고 기쁜 일이 나를 기다릴거야라는 착각 말이다. 그 기대는 깨지지 않고 나를 케언즈까지 이끌었다.

다시 펼쳐본 그 때의 일기장엔 데니슨 호텔이 일주일에 77$, 꽤 싼 편이다. 이 때쯤 맨투맨 기본 1권을 끝냈다고 적힌 글도 보인다. 쿠~ 그렇게 해서 두 달을 버티다가 타운즈 빌로 들어갈 계획을 세운것도 보인다. 케언즈에서 소포가 왔다. 고추장, 신라면 두 봉지, 비스켙, 땅콩, 그리고 편지. 지애가 보내왔다.일본으로 귀국하는 날 보내왔다. 지애와의 애기는 이제 기억속으로 묻혀진다. 동갑내기. 다른 한국인의 눈치에도 나와 있어 행복해 하던 아이. 일본에서 나의 영어 공부를 도와 주겠다며 영어 테이프와 책을 보내주겠다며 약속하던 아이. 지금 머 하고 있을까? 그 아인 어땠을 지 몰라도 난 미안하다. 왜 미안한거지? 그 아이가 보고 싶다. 고추장 하나로도 행복할 수 있다면 억지일까? 내가 호주에서 배워 온 것은 영어가 아니다. 돈을 벌어 온 것도아니다. 내가 호주에서 떠나고 또 한국에서 그 곳을 떠 올리면 서 늘상 머리에서 맴도는 것은 그 곳 도 사람사는 곳이다 라는 것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하루에 몇 명이고또 일년엔 몇 명일까? 그 사람중에 내가 외로울 때, 힘들 때, 괴로울 때 그래서 죽고 싶을 때 죽기 전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가끔 생각한다. 사람 사이에서, 사람 속에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하고 말이다. 비록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영악해지고 계산하고 손해 안 보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자신이지만 가끔 뒤 돌아 볼 수 있는 것도 나에겐 여유.

언젠가 그 곳에서 가까운 곳의 해변가로 백팩의 오너가 사람들을 이끌고 갔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 올 것같던 그 곳은 작은 해변이지만 아기자기 하다 싶을 정도로 작은 곳이지만 물살은 센 편이었다. 그 곳에서 백팩에서 가져간 스노클링 장비-라고 해봐야 달랑 마우스?달린 수경-를 매고 바닷가에 들어갔다. 물살이 거세어 한참을 휩쓸리다가 나오니 다리에는 온통 바위에 긁힌 자욱들. 숨이 차서 긁히는 지도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보웬에서의 생활은 적적하거나 따분하거나 머 그런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도 뒤돌아보면 정말 즐거웠고 유쾌했던 쾌락의 시간들보다 고운 색채를 띄울 때도 있는 거 같다. 마치 보웬을 샅샅이 훑어 보겠다는 것처럼 정반대의 길도 가 보고 지금까지 보아왔던 호주의 아름다운
바다와는 전혀 딴 판인 갯벌위의 부두에 앉아 찬 바람 맞아가며 청승 떨어보는 것도 정신건강에는 좋은 거 같다. 비디오 경마장?과도 같은 TAB에 가서 6$정도 가져가서 잃으면 그냥 오고 따면(이 때는 소리를 질러야 한다. Wow!!)잃을 때까지 해서 잃으면 돌아온다. 거기에 맛들인 병기는 그 곳에서 심심찮게 돈을 벌어서 맥주파티를 열기도 했다. 그렇다고 일도 안하고 하는게 아니라 일거리가 없는 날이면
그 곳으로 출근을 했는데 잃은 날보다 딴 날이 많았던 것 같다. 백팩에서 나가는 버스가 없거나 시내에서 백팩으로 돌아오는 버스가 없을 땐 으레 그렇듯이 히치를 해서 들어왔다. 10년은 기본이고 20년 이상씩 되는 차들이 잘도 굴러간다. 보웬에서 돈을 어느 정도 모아서 Used car를 구해서 여행을 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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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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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동~ 딩딩동~ 어렴풋이 시계종소리가 울린다. 일어나야 할 시간이군.머릿속에서 중얼거리고 있으면 몸을 흔드는 지애의 손짓. 냐암. 일어나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욕실로 향한다. 아직 잠이 가시지 않은 부시시한 얼굴이 유리속에서 베시시 칫솔을 물고 물끄러미 바라보니 웬 덜 떨어진 놈이 째려본다. 어쭈구리, 째려보네. 내가 참자. "치카포카,..치카카.." 이빨을 닦고(1분 30초)세수(35초)를 후다닥 헤치우고 나서 싱크대쪽으로 간다. 햄버거 고기를 뎁히고 (10초) 식빵을 냉장고에서 꺼내고 쨈과 야채 몇 가지를 꺼내어 잘게 잘라내면(1분25초) 다 익어 노린내가 나는 햄버거 고기를 식빵위에 올려놓고 그 위에 야채와 쨉을 덮어 씌운다. (1분25초) 이렇게 네 개를 만들면 지애와 나의 점심식사는 끝. 한 5분쯤 걸리겠다. 냉동실에서 어제 밤에 넣어둔 물통을 빼내러 나간다. "Oooo, Shit!" 어떤 놈이 내 물통을 가져 갔잖아. 이그~ 갖다 와서 물통에 이름 써놔야지. 냐암... 도시락과 누구껀지 모를 물통이 든 가방을 둘러메고 사무실앞으로 나간다. 이미 사무실 앞은 일이 있는 사람들과 혹시나 해서 나온 사람들로 어수선하다.
새벽엔 찬 바람기운이 있어 서늘함이 느껴진다. 곧 백팩 쥔이 프린트 명단을 사무실 앞 벽에 붙여 놓자 사람들이 몰려든다.  우르르~

"하긴 하는 군" 쥔한테 돈 없어서 방세를 못 내겠다고 엄포노니까 일이 떨어졌긴 하다. 지애와 같이 일을 하면 좋았을텐데,.. 지애는 다른 곳으로 갔고 나는 워터 멜론을 따는 곳에 갔다.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데,... 보웬은 그래도 농장이 가까운 곳에 있는 느낌이다. 도시가 작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농장에는 다른 백팩에서 왔는지 일단의 젊은이들. 휴~! 담배 하나 말아본다. 저 만치 보이는 큼지막한 기계가 보인다. 기계를 쫒아 가면서 익거나 약간 덜 익은 워터메론을 따는데 흡사 우리나라의 수박과 같은-한컴사전 보니 수박이 맞긴 맞다- 과일이다. 그런데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휴~! 토마토나 쯔퀴니, 머 그런 고만 고만 한 것만 따다가 만난 워터메론. 마치 생긴 건 무등산 수박같이 길쭉하다. 그런데 크기는 더 크다. 맛은 더 없다. 기계를 놓치면 그 기계를 쫒아서 워터메론을 올려놓고 다시 제자리로 와서
다시 따고 그러니 한 번 놓치면 계속 워터메론 들고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오전에는 서늘하던 날씨가
오후에 들어서면서 한 여름의 날씨를 만들고 있었다. 티셔츠는 젖어 들어가고 물 한모금 먹을 틈 없이 정신 없던 워터메론따기를 3일했다. 그 농장은 주인을 포함 주인 아줌마, 그리고 아들 딸. 온 가족이 한데 일을 하다보니 더욱 눈치가 보였다. 식구들이 다 열심히 일을 하니 나도 등꼴 빠질 수밖에 말이다. 덕분에 우리 유니트는 한 3일간 워터메론으로 포식을 했지만 말이다. 이 글을 쓰며 나도 모르게 손이 허리로 간다. 후~ 허리 정말 아프다. 혹시 누군가 농장으로 들어갈 계획이 섰다면 신신파스 작은 걸루다가 한 박스 사 가기를 바란다. 정말 허리 아프다.

유니트는 농장에서 따오는 각종 과일과 야채들로 항상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유니트들끼리 서로 나눠 먹기도 하며 밤에는 같은 한국인들끼리 모여 맥주를 사 놓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고 나는 잠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곧장 내 방으로 와 책을 펴들었다. 영어를 공부 해야 한다는 나에겐 의무였다. 그러다가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은 12시에서 1시사이. 일을 마치고 어둑어둑해지는 백팩에 들어서면 6시경. 씻고 밥먹으면 7시. 12시는 금방이다. 그럼 하루 5시간 정도 자는 꼴이군. 나는 그 앞서 말한 괄괄한 성격의 매니저의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농장에서 일을 하는 8시간 내내 카세트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다. 그 농장에서 보웬을 떠나기 전까지 줄기차게 다녔으니 약 2개월 가까운 기간을 영어 테이프만 듣고 살았나 보다. 집에와선 다른 테이프 듣고 말이다. 농장에선 인터체인지 테이프 6개를 들었는데 그 중 두 개는 늘어나 버렸고 한 개는 잃어 버렸는데 여느 테이프와는 다른 애착이 가는 테이프라 한동안 그 거 찾는답시고 허둥댄적이 있다. 참! 어느 책에나 나오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혹시 해서 적는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전기 플러그가 다르다. 우리는 구멍 두 개짜리지만 그 곳은 세 개다. 230v인가 할 거다. 만약 가지고 있는 전기제품이 240이상 지원을 한다면 그 건 호주에서 쓸 수 있다. 거기에 필요한 어댑터는 호주의 흔한 곳에서 판다. 두 개에 꽂을 수 있는 세 개짜리 어댑터를 말이다.

지애가 떠나는 날  난 지애를 배웅하느라 매니저에게 말하고 하루 쉬었다. 모처럼 늦잠을 잔다. 햇살이 창가로 나 몰래 살짜기 발을 내 딛은 늦은 아침. 눈을 떠 본다. 허리가 여전히 묵직하다. 이리 저리 뒤척인다. 다소곳이 앉아있는 지애가 보인다. 바보같이 웃는다. 헤하고 말이다. 방긋 나두 웃는다... 몇 시 차냐고 묻자 2시차라고 한다. 밥먹고 가면 되겠구나. 일어나서 이빨을 닦고 샤워를 해 본다. 백팩내는 쥐죽은 듯이 고요하다. 다들 일나갔군. 방에 들어와보니 짐을 챙기고 있는 지애. 지애는 내가 일과 후에 다른 곳에 가서 술을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면 따라 오지 않고 혼자서 방에 있었는데 쉽사리 다른이에게 말을 못 거는 성격이라 심심했을 것이다. 있을 때 잘 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말이다. 말 하기 보다는 듣기를 좋아했던 지애. 지금 생각하면 처음엔 정말 당돌하다 싶던 아이. 까다롭다고 해야 하나? 정말 안 어울릴 거 같았는데,... 둘이서 공연한 일로 신경전을 펴기고 하고, 애써 토라진 너를 달래려고 애쓰기도 하고,.. 훗~! 너를 안지 어느새 2개월이구나. 이제 가는구나. 점심때 어제 저녁에 콜스에서 사 온 닭다리를 이용해서 야채를 섞어서 닭죽을 만들었다. 마지막 식사다.

지애와 함께하는. 버스안에 지애가 앉아 있다. 울지 않는다. 그래 너는 강하니까, 차가 출발 할 무렵 손으로 어떤 모양을 만들고 어깨에 교대로 올리고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는다. 나도 같이 해 주었다. 어제 같이 본 영화에서 어느 연인이 헤어지면서 나누는 제스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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