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머무는 곳. 빙관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호텔과는 다르다.

중국에 도착한 이후 매일 화창베이를 드나든다. 성급히 일을 마쳐야 할 것도 있거니와 지금 경쟁자들의
상품들을 보면서 어떤 제품이 그 것보다 더 나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한국에서부터 끊이지 않는 고미이어서 조급함은 더하다. 어쩌면 그 것이 편해서인지도 모른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의 회사에서는 판매를 고민하고 있으니 말이다. 몇 일전에 거래처와 식사를 같이 했다. 동먼 근처에 있는 유명한 해산물 식당이 있는데 그 곳에서 식사를 하게 된 것이다. 사실 그 업체는 공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중계업체격의 대리상과 같은 곳인지라 가격적인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할 것이고 부족한 상품수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상황을 인지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지만 그 한계는 명확하다.  대리상을 통하기보다는 공장과 직거래를 해야하는 것은 불문가지. 몇 몇 거래처를 다니면서 AS 사후처리를 하게 될 일이 있는데 그 때 보면 이 업체와 오랜 거래를 가져야 할 지 아니면 이 번만 하고 말아야 할 지를 알 수가 있다. 어떤 업체는 수리를 해 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오랜 거래처인 이 곳은 교환을 해 준다. 물론 그 것이 수리인지 교환인지를 알 수는 없지만 겉으로 봐서는 새 것과 다름이 없다. 하지만 그 업체도 판매점인지라 다양한 상품의 샘플을 들여놓을 수가 없다. 화창베이의 1평남짓한 매대하나가 한국돈으로 약 2백가까이 하는 월세를 낸다고 한다. 작은 매대에 샘플을 놓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 곳을 지나는 고객들이 화창베이의 수 많은 매대를 지나게 되는데 매력적인 상품이 있어야 그 곳에 멈춰 설 것이고 대화를 나누며 거래의 물꼬가 틀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런 기회가 큰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그래서 나와 같은 단골거래처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나로서도 바이어 입장이고 내가 계약한 상품들이 우리 회사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기에, 아니 결정하기에 사사로운 정에 얽매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심천에 오게 되면 상품선정으로 심사숙고하는 날들이 한동안 계속된다. 그 것이 끝나고 상품매입과 생산, 배송을 끝내거나 물류업체에 넘겨놔야 한 숨돌리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사실 그 때부터야 중국에 출장나왔구나 하는 여유를 부리게 됀다. 그런데 요즘 고민이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오랜 거래처이고 나보다 더 어린 거래처이고 또 나에게 나름 많은 신경을 써 주는데 요즘 상품들이 매력도가 떨어진다. 직접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다면 생산계획에 차질이 없을텐데 약 2주간의 생산 딜레이로 말미암아 신뢰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 없이 쏟아지는 신상품들을 다른 곳에 가야만 볼 수가 있는 것도 문제다. 물론 내가 그 곳에 가서 샘플을 가지고 가서 이런 제품 있냐고 하면 중계업체이기에 알음알음 구해낼 수가 있고 또 단 1위안이라도 더 싸게 줄 수는 있으나 회사 입장에서는 한 곳의 업체에 얽매이는 것처럼 위험한 경우도 없기 때문이다. 바이어도 마찬가지이고 그 업체도 서로가 긴장감을 놓치면 안주한다는 말과 다름이 없고 그 것은 내리막길을 향한 한 보를 내딛은 것과 다름없다.

중국의 소주라고 볼 수 있는 바이지우. 최근에 본 바이지우인데 용기가 플라스틱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에서도 플라스틱 용기를 보진 못했는데 그 것이 맛때문에 그런 것인지 몰라도 아침에 짐정리하다가 병을 깨어 다시 산 것이라 이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하긴 우리나라 팩소주도 아이디언 좋다. 그런데 술은 병에 마셔야 맛이 나는 것은 기분탓인가?

마치 우리나라의 주스나 스포츠음료처럼 병뚜껑을 따지도 않고 마실 수가 있게 되어 있다.

이렇게 말이다. ㅎㅎ 이렇게 빨아?마신다고 생각하면 좀 모양이 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들의 입장을 보면서 우리 회사를 떠올려 봤다. 그들의 입장으로 옮겨봤다고나 할까?
역지사지. 우리 회사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품만을 보면서 고객만 보고 있다면 외면을 받을 수도 있겠지. 계속 시장상황을 보면서 어떤 트렌드가 고객을 유혹하는지, 또 고객들이 요구사항은 무엇인지,
제품의 변화는 어떠한지. 강력한 경쟁자들을 조사하지 않는 다면 우리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순간일지 모른다. 고객은 지고지순한 모습을 가지고도 있지만 변덕이 심하기도 하다. 한 명 한 명의 고객에 대하여 최선을 다해서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100% 만족을 시킬수는 없지만 100% 불만족을 시키지 않을 수는 있다. 저 거래처의 모습처럼 나도 노심초사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 이번엔 신규상품을 그 곳에서 들여오지 않기로 했다. 지금 당장 아쉬움이 있더라도 우리 회사가 더 잘 되어야 앞으로 보다 더 큰 거래를 장기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더 오래고 질긴 인연을 가지고자 한다면 바이어의 책무를 다하는게 맞겠지.

처음 심천에 왔을때는 초여름과 같은 날씨였는데 지금은 쌀쌀하다. 뉴스에 한국도 찬바람이 분다고 하는데 아마 그런 기후의 영향을 같이 받겠지. 내일은 거래처의 공장을 가기로 했다. 마음을 확끄는 상품이 있어 마음이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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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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