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경에 일어나 샤워를 하며 오늘 있을 호핑에 대한 기대를 해 본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여행과 액티비티를 해 봤지만 기대도 있고 또 그 것이 마냥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의외의 경험이 여행의 또 다른 묘미이기도 하지만 피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도로를 선택한 것도 내가 가고 싶어 했던 곳이 아닌 단지 다른 이의 급추천을 통해 온 곳이라
여행지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책임은 있다. 여행을 즐기려면 가기 전에 그 곳에 대해
역사나 생활풍습, 지리등의 기원을 조사해 보면 더욱 여행이 즐거워진다. 여행의 의미라고나
할까? 머 그런것도 사뭇 달라지고 말이다. 그런데 최근의 여행을 보면 막상 현지에서, 혹은 다녀오고 난 후 정리할때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자리에서 그 것들을 들추어 본다. 그러면 앗... 거기를 놓쳤네. 라든가
그랬구나. 좀 더 자세히 볼 걸 뭐 그런 아쉬움이 들곤한다. 아마도 과거의 여행과 지금의 여행이 성격이
달라져서 그런 것 같다. 과거는 여행이 하나의 목표였지만 지금은 업무차 가는 출장중에 들르는 격이라
아무래도 여행의 의미가 훨씬 가벼워졌다.

겔슨이 오전에 20페소를 요구한다. 얼음을 산다고 말이다. 에혀..모두 포함한다고 해 놓고 이렇게 한 푼 한 푼 가져가는 건가? 컴플레인을 하니 15페소 달란다. 자기 5페소 있다고 말이다. 길을 나섰다.


어제 식사를 한 에덴의 가든 바로 앞이다.


그런데 날씨가 꾸리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그런 날씨다. 서늘하기까지 해서 몸이 움츠러들고 마음도 편치가 않다. 날짜 잘못잡은거야???


방카보트로 달리면서 바라본 바다는 식상한 표현이지만 한 폭의 그림 그대로다. 이런 풍경을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 안 그래? 여기니까 보는거야. 큭.


아니나 다를까.비가 떨어진다. 으이그...


방카보트가 작어서 그런지 혼자서 운전을 한다. 갤슨의 사촌이라고.


30분 정도 달린 곳. 프라이데이즈 아일랜드. 아마 누가 이 섬을 발견한 날이 프라이데이 아닐까? 이름을 짓 긴 져야 겠는데 뭐라고 할까? 하다가 오늘이 프라이데이니까 프라이데이즈. 맞을꺼야.


와~ 놀랍게도 해가 뜬다. 비가 그친 것이다. 배를 몰던 필리피노는 바베큐를 하러 갔다.


아무말도 하지 않고 뭘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뭐 그냥 쉬는가보다. 처음엔 심심하더라.


어디를 돌아봐도 이렇게 푸른 하늘과 바다다.


잠이나 자자.


드디어 식사가 왔다. ㅎㅎ 뭐 양고기와 닭고기 정도, 그리고 생선구이지만 정말 맛있다. 마치 소풍간 기분이라고나 할까? 이 것을 아침식사와 점심식사까지 하는 것이다.


이 거 허리 어디갔어? 그 허리 어디갔어?


수영과 스노클링을 하고 잠을 늘어지게 잔 것 같다. 결국 살이 다 타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썬크림이라도 가져가는 건데 말이다. 아...준비부족. 흠.이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돌아왔다. 호핑이라고 해서 뭔가 액티비티를 기대 했지만 결론을 말하면 도착한 프라이데이즈 섬에서의 나른한 오후가 다다. 그 곳에서 잠을 자고 해수욕을 하고 스노클링을 하는 것이 말이다. 어쩜 실망할 수도 있는데 너무나 편하게 있다가 왔다. 모처럼 편안한 휴식을 즐겼다. 지금도 말이다.


이렇게 필리핀 여행은 끝이 났다. 이 글 참고하시라.

이번 필여행길에 두 명의 한국인을 만났습니다. 뭐 그 분들과 어떤 관계를 맺은 건 아니구요.가벼운 만남이죠. 몇 년전 언젠가 혼자서 밤거리를 돌아다니는데 뒤에서 "한국인이세요?"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반사적으로 돌아보니 50대 정도되는 아저씨가 차분하고도 안타까운 듯 말하더군요. 그 분의 말씀은 마닐라베이에서 필리피노 몇 명에게 지갑을 다 털렸다고 말이죠. 칼들 옆구리에 들이대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고 택시비가 없다며 택시비를 좀 얻을 수 없겠냐며 천페소를 말하더군요. 당시 알뜰여행을 하던 처지라 적지 않은 돈이었는데다가 지금과도 같이 한국인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입장이어서 돈이 없다고 말했죠. 그랬더니 "여행 잘 하세요"라는 말을 남기도 제 반응을 보며 가는데 어찌 그  표정이나
말투가 여간 찝찝해서 잔상이 오래 남습니다. 그리고 이번 필 방문시입니다. 필핀 친구들과 길에서 맥주를 한 잔 들이키다가 잠시 화장실을 가고 돌아오는 길에 "한국인이세요?" 라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 쪽을 보니 남루한 차림의 50대 남자가 한 번 더 묻더군요. 한국인이냐고 말이죠. 잠시 보다가 고개를 돌렸습니다. 글쎄, 한국인이 아닌 것처럼하고자 하는 의도였는지 아니면 그냥 외면하려했는지는 모르겠내요. 이번 방문에서 두 번째 한국인은 민도로에 다녀온 뒤에 만났습니다. 리메디오스 서클 주위에는 한국인 피시방이 있습니다. 일층엔 당구장이 있고 말이죠. 워낙 유명한 유흥지구라서 아마 아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그 곳의 시큐리티 가드와 이런 저런 애기를 한 지 벌써 십여년쯤 된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을 그 곳에서 일하다보니 어디가 물 좋은지도 알고 이런 저런 필리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는 그만인 친구입니다. 이젠 집안 애기도 하고 월급애기도 하고 속깊은 애기도 어느정도 하게 됩니다. 그 날도 그런 애기를 하고자 가서 대화를 하는데 어느 필리피노가 제 얼굴을 봅니다. 저도 살짝 미소를 지어주었습니다. 누가 쳐다보는데 한국인처럼 마냥 피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눈싸움 할 수도 없는 저의 선택입니다. "한국인이세요?" 어라.. 한국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그 사람의 이력. 자기는 십수년을 이 곳에서 살았다며 그 전에 가이드를 했었는데 바람을 피우다가 와이프와 헤어졌다. 지금은 아무일도 없이 하루 삼천원도 안되는 방값을 벌기 위해 한국사람들 일 도와주면서 100페소든 200페소든 주는대로 받으면서 버티고 있다. 몇 개월뒤면 다시 가이드로 복직을 한다며 한숨을 내 쉬더군요. 무슨 일을 도와주냐고 했더니 뭐든지 도와준다고 하더군요. 왜 직장을 구하지 않냐고 했더니 한국인을 쓸 곳이 없다. 이 곳에 사는 한국인들도 도와주지 않는다. 냉정하다면서 말이죠. 시나리오 대로 가는구나 라는 생각에 씁쓸했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지갑을 가져오지 않아 필친구에게 100페소를 달라고 해서 그 것을 주었습니다.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아 그 분에게 또 움직이셔야지요 했더니 다른 곳으로 가더군요. 그가 가자 가드와 필친구가 따갈로그로 말을 나눕니다. 낌새가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매일 저렇게 왔다갔다 하며 한국사람에게 돈을 구걸한다고 하더군요. 카지노와 마약에 돈을 다 잃었다면서 말이죠. 필에서도 마약이 가능한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뭐 다음부터는 다시 보고 싶지 않았지만 이 후 몇 번 저를 쫓아 오더군요. 무슨 일있냐면서 말이죠. 아무 문제 없다고 그냥 한 번 웃고 돌아섰습니다. 언젠가 중국에서 만난 한국인애기를 하면서도 밝혔듯이 사실 외국에서는 어지간하면 한국인과 엮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불확실한 일들이 항상 존재하는 외국에서 어쩌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우연을 가장한 경우가 다반사였고 또 안 좋은 경험이 종종 있었기에 말이죠. 필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믿었던 사람의 다른 속을 알게 되면 마음이 많이 상하잖아요.
아! 여러분은 필리핀 여행 가시기 전에 꼭 필리핀납치범 뉴스나 사진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테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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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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