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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컴퓨터를 시작한 것이 90년대 초, 그래도 나름 다른 이들보단 고급기종으로 시작을 했다.
금성(지금의 LG)의 586 컴퓨터, 2배속 CD롬, 램이 16메가. 하드가 아마 400메가 정도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가격이 240만원 정도? 같은 동네 살던 후배는 486컴퓨터. 구경좀 하자고 오더니
우와~~와~~ 역시 빠르네. (빠르긴 뭘 빨러. ㅋ) 그리고 산 책이 바로 그 당시 컴퓨터 초보자의 필독서나
다름없던 "컴퓨터 길라잡이" 도스는 6.2. 윈도우 3.1이 돌아갔다. 그 걸로 뭐했나.
컴퓨터 길라잡이 다 보고 나니 썩 할 것이 없었다. 인터넷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결국 PC통신의 길로 빠져들었지.
그래도 심심할때는 둠을 하고 말이야. 둠은 정말 그 사운드로 인해 휴.. 등꼴이 가끔 오싹해지는 기분은 느낄수가 있었지.
지금과 비교해 보면 정말 재미없는 컴세상이었지만 이야기깔고 01410들어갈때는 신천지와도 같았다.
지금의 인터넷을 만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그 곳에서 조잡한 이야기들도 써 대고 가끔 뻥도 까고 - .-;; 벙개도 한답시고 시외버스 타고 이웃 도시로 넘어가기까지
했다. 삐삐하고 조합되던 세상이었으니 지금과는 다른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던 때였다.
그래도 가끔 그 때 그 시절이 그립다고나 할까? 뭐 그러네.

인터넷에 떠 돌아다니던 과거의 컴퓨터. 지금과 생각해 보면 말그대로 격세지감을 느낄테고 경천동지할 세상이긴 하지만
당시엔 정말 선구적이었다는거지.


이 가격을 보면 지금 세상은 확실히 정보화시대라고도 볼 수 있겠다. 과거의 컴이 있는 집안의 전유물이거나 전문가용이었는데
지금은 없는 집이 없으니 말이야.그 만큼 가격도 이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당시의 컴퓨터엔 이렇게 전원종료를 누르기 전에 컴퓨터에게서 허락을 받아야 했다. 안 그러고 끄면 뒷감당 못 할 수도 있었다는, 쿨럭~


역시 사람은 기억이라는 것이 있어서 과거를 돌이켜 볼 수가 있다는 행복도 나름 있는 것 같다. 누구나 힘든 시절은 있게 마련이고
지금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야. 지금 힘들다면 그 것은 곧 과거로 간다는 거지. 지금 힘든 것은 그 저
용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발원지를 만드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ㅎㅎ 옛날 컴터 구경하다가 이렇게 급마무리가 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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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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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구제금융에 막 접어든 시기였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살아가기에 바쁜 하루하루를 그렇게 보내고 있었다. 단지 좀 더 하릴없이
바빠졌다는 것뿐 달라진 것은 그다지 없는 듯 보였다.
미취업자들은 구직전선에 뛰어들기 위해 소위 스펙이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
고진분투하며 도서관을 파고 들었고 여기저기에서는 각종 기관,자치단체등에서
후원하는 취업박람회가 열리고 듣도보도 못한
4.50대 명퇴행렬은 창업박람회로 발길을 분주히 옮기던 때다.
이력서에 한줄도움이 되던 호주 워킹홀리데이로 귀국한 이후 무엇하나 마땅히
내세울 것 없던지라 토익이라도 한 번 보자는 생각으로 도서관을 드나들었다.
생각해보면 IMF라는 것이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백수라는 것이 유흥가의 노래방처럼 많았던 시절이라 불안이나 불편보다는
오히려 쉽게 적응했다면 안일한 생각이었을까? 어쨌든 지금의 대한민국이
분명히 나에게 어떤 기회를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막연한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하며 무엇이든 해보자는 막무가내식 사고도 일조하고 있었던 시절.
정부는 정부대로 미취업자를 위한 실무적인 훈련이며 국내 연구기관이나
자치단체에서 일꺼리를 만들어 주었다. IMF이후 익숙해진 공적자금이라는 것이
들어가는 것이었지만 실제 국민에겐 다가오지 않는 부실기업에 천문학적인
금액이 들어가는 것보다는 와 닿지 않았을까. 결국 그 시절에 KITECH이란 곳에서
공공근로사업을 해서 안도하게 되었다. 무엇을 해서 돈을 번다는 것 자체가
절박한 시절이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KITECH은 문서자료가 많다.
업무는 그런 자료들을 스캔해서 전자문서화 하는 것이었다.

3개월정도 일하면서 산 컴퓨터가 중고 P MMX 기종이었다.
그 뒤로 Pentiam 3로 업그레이드 하고 P III 750까지 두 번의 업그레이들 하면서
나에겐 애인같았던 정말 소중했던 그런 놈이다. 약 5년여를 그렇게 쓰는데도
말썽하나 부리지 않던 놈인데 ... 그 엄청난 내구성에 질린걸까?
더 이상 업그레이드가 불가하기도 했고 내 인생의 업그레이드가 정착하면서
노트북을 제대로? 써보자는 생각으로 이 컴을 인터파크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기부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아쉽지만 휴...
사진이라도 이렇게 남겨놓았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천안에서 갈월동으로 그 좁은 하숙방에서 회사 일이 끝나고 돌아오면 이 컴을 켜고
리눅스를 몇 번이나 깔기를 되풀이했는지 모르겠다.
이 컴덕에 하드두개 달 줄도 알게 되고 HTML부터 포토샵등 컴퓨터에 대한
기초상식이 많이 늘었다. 또 어떻게 다루는지도 배우게 되고 말이다.
갈월동에서 두 곳의 하숙집을 지나 성수전철역 앞 사무실로 옮겼다가
서대문구 냉천동까지 많이 옮겨다녔구나. 이 컴이 나에게 준 것을 생각하면
물질적인 것 그 이상의 훨씬 큰 가치다. 나의 방에 돌아오면 이 것이 있다는 것으로
나의 미래를 좀 더 확실하게 그려볼 수 있었고 그 것은 꿈에 자신감을 키워주는
자양분을 공급해 주었다. 세상에 확실한 것이 없던 시절에 꿈이 확실해 진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모른다.


그래서 구매한 것이 이 노트북이다. 사실 예전에 노트북이 있었지. 486이었고
제조사는 SK의 U&I . 아마 노트북 제조사로서 SK의 마지막 제품이었을 것이다.
애물단지도 그런 애물단지가 없었다고나 할까.
뭐 결국 IMF시절때 6만원인가 8만원에 팔아버렸다. 사실 A드라이브인 플로피가
고장났는데 업자한테 말 안하고 팔고 줄행랑을  -.-;; 쩝. 배고픈 시절이었다.


삼보 드림북 P-mobile이다. 이 노브북을 90만원가까이 주었는데 중고로 말이다.
1년정도 쓰다가 중고로 팔려고 했는데 45만원. 누군가 42만원에 산다고 했었는데
아... 그 때 팔았어야 했는데 쩝. 결국 지금 사무실에 있다.

내 돈으로 컴퓨터를 산게 펜티엄 16이었던가? LG에서 나왔던 586의 아마도
최초의 프로세서였을 것이다. CD2배속으로 돌아가는 영화를 보면서 나도 집에
영화관 생겼다고 감격도 잠시나마 누릴 수 있었고 친구에게 인스톨과 셋업이
뭐가 다르냐고 물었던 초보. 컴퓨터 길라잡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사서 통독을 하며
도대체 컴퓨터로 무엇을 하나 가끔 회의도 들기도 했었는데 어느날 PC통신을
하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모든 것을 신기하게만
생각을 했는데 이젠 추억속의 한 페이지가 되어 버렸다.




지금의 인터넷이라는 것. 앞으로 5년뒤에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까?
어디까지 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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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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