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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동~ 딩딩동~ 어렴풋이 시계종소리가 울린다. 일어나야 할 시간이군.머릿속에서 중얼거리고 있으면 몸을 흔드는 지애의 손짓. 냐암. 일어나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욕실로 향한다. 아직 잠이 가시지 않은 부시시한 얼굴이 유리속에서 베시시 칫솔을 물고 물끄러미 바라보니 웬 덜 떨어진 놈이 째려본다. 어쭈구리, 째려보네. 내가 참자. "치카포카,..치카카.." 이빨을 닦고(1분 30초)세수(35초)를 후다닥 헤치우고 나서 싱크대쪽으로 간다. 햄버거 고기를 뎁히고 (10초) 식빵을 냉장고에서 꺼내고 쨈과 야채 몇 가지를 꺼내어 잘게 잘라내면(1분25초) 다 익어 노린내가 나는 햄버거 고기를 식빵위에 올려놓고 그 위에 야채와 쨉을 덮어 씌운다. (1분25초) 이렇게 네 개를 만들면 지애와 나의 점심식사는 끝. 한 5분쯤 걸리겠다. 냉동실에서 어제 밤에 넣어둔 물통을 빼내러 나간다. "Oooo, Shit!" 어떤 놈이 내 물통을 가져 갔잖아. 이그~ 갖다 와서 물통에 이름 써놔야지. 냐암... 도시락과 누구껀지 모를 물통이 든 가방을 둘러메고 사무실앞으로 나간다. 이미 사무실 앞은 일이 있는 사람들과 혹시나 해서 나온 사람들로 어수선하다.
새벽엔 찬 바람기운이 있어 서늘함이 느껴진다. 곧 백팩 쥔이 프린트 명단을 사무실 앞 벽에 붙여 놓자 사람들이 몰려든다.  우르르~

"하긴 하는 군" 쥔한테 돈 없어서 방세를 못 내겠다고 엄포노니까 일이 떨어졌긴 하다. 지애와 같이 일을 하면 좋았을텐데,.. 지애는 다른 곳으로 갔고 나는 워터 멜론을 따는 곳에 갔다.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데,... 보웬은 그래도 농장이 가까운 곳에 있는 느낌이다. 도시가 작아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농장에는 다른 백팩에서 왔는지 일단의 젊은이들. 휴~! 담배 하나 말아본다. 저 만치 보이는 큼지막한 기계가 보인다. 기계를 쫒아 가면서 익거나 약간 덜 익은 워터메론을 따는데 흡사 우리나라의 수박과 같은-한컴사전 보니 수박이 맞긴 맞다- 과일이다. 그런데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휴~! 토마토나 쯔퀴니, 머 그런 고만 고만 한 것만 따다가 만난 워터메론. 마치 생긴 건 무등산 수박같이 길쭉하다. 그런데 크기는 더 크다. 맛은 더 없다. 기계를 놓치면 그 기계를 쫒아서 워터메론을 올려놓고 다시 제자리로 와서
다시 따고 그러니 한 번 놓치면 계속 워터메론 들고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오전에는 서늘하던 날씨가
오후에 들어서면서 한 여름의 날씨를 만들고 있었다. 티셔츠는 젖어 들어가고 물 한모금 먹을 틈 없이 정신 없던 워터메론따기를 3일했다. 그 농장은 주인을 포함 주인 아줌마, 그리고 아들 딸. 온 가족이 한데 일을 하다보니 더욱 눈치가 보였다. 식구들이 다 열심히 일을 하니 나도 등꼴 빠질 수밖에 말이다. 덕분에 우리 유니트는 한 3일간 워터메론으로 포식을 했지만 말이다. 이 글을 쓰며 나도 모르게 손이 허리로 간다. 후~ 허리 정말 아프다. 혹시 누군가 농장으로 들어갈 계획이 섰다면 신신파스 작은 걸루다가 한 박스 사 가기를 바란다. 정말 허리 아프다.

유니트는 농장에서 따오는 각종 과일과 야채들로 항상 꽉 차 있었다. 그래서 유니트들끼리 서로 나눠 먹기도 하며 밤에는 같은 한국인들끼리 모여 맥주를 사 놓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고 나는 잠시 그들과 대화를 나누고 곧장 내 방으로 와 책을 펴들었다. 영어를 공부 해야 한다는 나에겐 의무였다. 그러다가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은 12시에서 1시사이. 일을 마치고 어둑어둑해지는 백팩에 들어서면 6시경. 씻고 밥먹으면 7시. 12시는 금방이다. 그럼 하루 5시간 정도 자는 꼴이군. 나는 그 앞서 말한 괄괄한 성격의 매니저의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농장에서 일을 하는 8시간 내내 카세트의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다. 그 농장에서 보웬을 떠나기 전까지 줄기차게 다녔으니 약 2개월 가까운 기간을 영어 테이프만 듣고 살았나 보다. 집에와선 다른 테이프 듣고 말이다. 농장에선 인터체인지 테이프 6개를 들었는데 그 중 두 개는 늘어나 버렸고 한 개는 잃어 버렸는데 여느 테이프와는 다른 애착이 가는 테이프라 한동안 그 거 찾는답시고 허둥댄적이 있다. 참! 어느 책에나 나오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혹시 해서 적는다.
호주는 우리나라와 전기 플러그가 다르다. 우리는 구멍 두 개짜리지만 그 곳은 세 개다. 230v인가 할 거다. 만약 가지고 있는 전기제품이 240이상 지원을 한다면 그 건 호주에서 쓸 수 있다. 거기에 필요한 어댑터는 호주의 흔한 곳에서 판다. 두 개에 꽂을 수 있는 세 개짜리 어댑터를 말이다.

지애가 떠나는 날  난 지애를 배웅하느라 매니저에게 말하고 하루 쉬었다. 모처럼 늦잠을 잔다. 햇살이 창가로 나 몰래 살짜기 발을 내 딛은 늦은 아침. 눈을 떠 본다. 허리가 여전히 묵직하다. 이리 저리 뒤척인다. 다소곳이 앉아있는 지애가 보인다. 바보같이 웃는다. 헤하고 말이다. 방긋 나두 웃는다... 몇 시 차냐고 묻자 2시차라고 한다. 밥먹고 가면 되겠구나. 일어나서 이빨을 닦고 샤워를 해 본다. 백팩내는 쥐죽은 듯이 고요하다. 다들 일나갔군. 방에 들어와보니 짐을 챙기고 있는 지애. 지애는 내가 일과 후에 다른 곳에 가서 술을 마시거나 대화를 나누면 따라 오지 않고 혼자서 방에 있었는데 쉽사리 다른이에게 말을 못 거는 성격이라 심심했을 것이다. 있을 때 잘 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말이다. 말 하기 보다는 듣기를 좋아했던 지애. 지금 생각하면 처음엔 정말 당돌하다 싶던 아이. 까다롭다고 해야 하나? 정말 안 어울릴 거 같았는데,... 둘이서 공연한 일로 신경전을 펴기고 하고, 애써 토라진 너를 달래려고 애쓰기도 하고,.. 훗~! 너를 안지 어느새 2개월이구나. 이제 가는구나. 점심때 어제 저녁에 콜스에서 사 온 닭다리를 이용해서 야채를 섞어서 닭죽을 만들었다. 마지막 식사다.

지애와 함께하는. 버스안에 지애가 앉아 있다. 울지 않는다. 그래 너는 강하니까, 차가 출발 할 무렵 손으로 어떤 모양을 만들고 어깨에 교대로 올리고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는다. 나도 같이 해 주었다. 어제 같이 본 영화에서 어느 연인이 헤어지면서 나누는 제스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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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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