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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nes water에서의 팜스테이는 한가롭기만 한 날들이었다. 아침 8시경에 식사를 하고 정원의 갖가지 수목들에 물을 주고 가끔 잡초제거와 화분갈이를 하며 비료들도 주고 말이야. 어떤 책에선가 그런 식물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침을 시작한다는 누구의 글이 있던데  이 시간은 그런 시간이었다.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던 그 것들과의 대화 수목들에 비료를 주며 그 매케한 냄새를 수목과 화초들이 좋아하는 냄새라고 생각을 해 본다. 나 또한 싫어할 이유가 없는 냄새들.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화분들과 수목들 사이를 걷노라면 젖어드는 평화로움. 아침 햇살은 내 주위를 맴돌고 지애는 그 한 가운데서 미소를 짓는다. 이름모를 동물들이 간혹 나타나 정적을 깨우긴 하지만 그 안을 벗어나지 않는다. 자기 할 일을 잊은 듯 멀뚱거리다가 이내 알았다는 듯 사리지는 존재들. 가끔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을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곤 하며 나도 grocery의 식구가 되어가고 있었다. 점심나절이면 독일인 부부와 알젠티나 걸과 함깨 앉아 자유를 애기하고 평화를 말한다. 그들은 vegitarian이어서 음식들 모두가 가공되지 않은 것들이고 대지에서 자라난 것들이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내 익숙해져 버린 음식들.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린 옷가지와 베낭을 메고 그 곳을 빠져 나온다. 도로까지 재잘 거리면서 나와 지나는 차들을 무작정 기다린다. 행여나 시내에 볼 일이 있어서 나가는 차를 말이다. 30분, 1시간을 기다리다 보면 털털 거리는 꽤 오래된 차가 저 만치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온다. 나는 베낭을 흔들고 왜 이제 오느냐며 요란을 떤다. 포장되지 않은 곳이라 뽀얀 먼지를 휘날리며 내 앞에 멈취서는 자들. 때론 짚차일 때도 있고 트럭일 때도 있고 벤일 때도 있다.
아무렴 어떠랴.


오늘은 어디로 갈까나. 그래. 그 독일인 부부가 애기한
4miles beach를 가보자.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Town of 1770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쿠크 선장이 퀸즐랜드 땅에 처음 도착한 곳. 1770년. 그래서 그 곳이 Town of 1770. 호주인들은 과거를 사랑하고 현재를 기뻐하는 존재들 같다. 여느 나라처럼 미래, 발전, 진취적이라는 이름으로 무모하게 자연을 파괴하며 도시를 건설하고 국민을 다그치지 않는다. 하늘이 내려준 자연의 축복일까? 짧은 그들의 역사속에 이뤄진 국민성일지도 모른다. 다른 나라와 달리 역사적인 질곡이 적은 나라. 어쩜 그런 그들의 과거가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형성하는 것인지, 독일인 부부는 4마일즈 비치가 너무 아름답다며  이른 아침에나 한 낮의 한적함속에는 수영복도 안 입고 누드로 활보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도를 보여주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고 우린 그 곳으로 가고 있다. 차로 한 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곳에서 내렸다. 관광지라고 하기에는 어딘가 허전한 정적속에서 일순 당황함. 그래두 브로셔에서 보면 많은 관광객들이 웃고 떠드는 곳이었는데 말이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그림같은 집들과 띠엄 띠엄 있는 가게들, 그리고 관광객이 끌고 온 듯한 몇 대의 차들. 어느 관광객에게 물어보니 4마일즈 비치는 저 안 쪽으로 다시 들어가야 한단다. 우린 다시 히치를 하고 들어갔다


보인다. 굴곡진 바위뒤로 아스라이 트인 해변가가 말이다. 하~! 저 위에 보이는 언덕바지에서 보면 어쩜 다 보일지도 모르겠다. 더 걸어 올라가 보자. 길 가 양쪽에 자리잡고 있는 주택들. 이런 곳에서 살면 심심할까? 아님 재미있을까? 도시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조금 심심할 것 같기도 하다. 언덕위에서 바라본 해변은 조용하기만 하다. 정말 독일인 부부말처럼 누드로 해변을걸어다녀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 같은 고즈넉한 분위기. 파도만이 움직이고 모래알만이 반짝이는 곳이었다. 바람은 한 없이 부드러웠다. 이렇게 편안한 하루를 그 곳에서 보냈다.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발 자욱을 남겨본다. 지애는 내 이름과 지애의 이름을 모래사장에 적어보기도 한다. 발아래 찰랑 거리는 바닷물에 젖어보며 해변을 하염없이 걸어보기도 한다 히치 하이크를 하여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는 밤이면 매서운 찬 바람이 들어와 덜덜 떨었다. 오죽하면 백열 전구를 끌어안고 잤겠는가. 이제 이 곳에도 차가운 바람이 온 대지에 스며들고 있엇다. 그런 모진? 밤을 보내구 아침나절의 따스한 햇살이 반작이는 들판으로 나가면  새로운 세상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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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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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하염없이 호주의 도시를 떠 간다. 이대로 계속 달리면 어디로 갈까. 어둠이 창가를 스치기 시작한다. 창밖을 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창밖만 내다 본다. 가끔 뜬금없이 바보같은 짓을 할 때가 있다. 적지 않은 나이를 먹은 지금에도 말이다. 그럴 때 혼자말을 한다. 너 바보 아냐? 그리곤, 씨~익 하고 웃어 버린다. 어릴 때 염세관에 빠진 적이 있다. 글쎄, 그 것이 정말 염세주의라 말할 수 있는 건지 잘은 모르지만 적어도 내게는 염세관이었고 허무주의였다. 오랜 만에 펴든 일기장에 이런 글이 보인다.

"비관론자는 낙관론에 비관하는 게 아닌 비관론에 낙관하는 자이다"

다시 써퍼스에서 버스를 타고 간 곳은  Milliam vale. 지애의 말로는 독일인 가정이라고 했다. 내가 우프회원이 아니라고 하자 별일 없을 거라고 일단 오라고 했는데 과연 어떨지 모르겠다. 지금쯤 그 곳에 도착했을 것이다. 지애 야마다. 처음 만났을 때 한국이름과 비슷하다고 했더니 무엇이 좋은지 활짝 웃던
동그랗던 눈이 생각난다. 번디에서 첫 날. 여자가 하기에는 쉽지 않은 일을 하고서는 마치 전투에서 돌아온 군인처럼 자랑스럽게 애기하던, 그 때까지도 일본인은 돈이 많아서 그런 곳에는 오지 않을 줄 알았다. 더군다나 여자는 더욱 말이다. 그래서 더욱 연약할 것 같던 일본 아가씨. 마나미로 인해 일본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다면 지애는 일본도 한국의 친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갖게 되었다. 친구가 말이야. 얼마를 갔을까? 차 타기전에 물었던 밀리엄 베일에 왔는지 운전기사분이 뒤를 돌아보며 씨익 웃는다. 다 왔냐고 묻자 다 왔단다. 외국 관광객을 많이 태워서 그런지 몰라도 처음 올라타고 차가 출발할 무렵, 불안한 마음에 이 차 밀리엄 베일에 가느냐고 물었더니 안 간다고 차 잘못 잡았다고 너스레를 떨던 넉살좋은 그의 미소를 뒤로 하고 차를 내렸다. 저 만치 전화 부스가 보인다. 수화기를 들면서 뿌듯한 마음은 무언지, 내 이름은 쟈니... 우핑...지애... 잠시 후 지애가 받는다. 이제 30분뒤면 만나겠군.

하늘아래 이 곳만 있는 걸까. 셀프 주유기가 몇 대있는 작은 주유소. 한 편에 덩그러니 놓여진 전화 부스. 그리고 편의점에서 졸고 있는 아가씨. 언제 봐도 모래알 처럼 수없이 반짝이던 별들. 저 중 하나가 이 곳으로 떨어지면 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며 너털 웃음 짓던 남반구의 밤하늘. 이런 곳에서 담배 한 개비를 핀다면 좀 멋있게 보일테지. 영화의 한 장면같이 말이야. 관객은 없더라도 말이야. 베낭 한 켠에 짱박아 둔 Malboro를 말아본다. 40센트에 50개비의 담배를 말 수 있는 담배 종이와 1달러가 조금 넘는 새하얀 필터들. 그리고 14$가량하는 말보로 빨간 딱지. 영어 단어 연습할 때 혀 굴린답시고 Marlboro 와 Clean을 지껄이곤 했다. 말보로는 이후 케언즈 공항의 면세점에서 근무하며 마일드 세븐(88이 없다)에 자리를 내어주기전 까진 나의 허전함과 외로움을 늘 옆에서 불살라 준 충실한 동행이었다. 어느새 익숙해져 손가락 끝에서 몇 번 비틀리고 마무리로 입술을 대면 한 까치의 말보로가 수줍은 듯 손가락사이에서 맴돈다. 그렇게 몇 까치를 더 말았을 때 저 쪽에서 헤드라이트가 비친다. 베낭과 작은 가방, 그리고 롤러 블레이드를 챙긴다. 이 놈의 롤러 블레이드를 팔아 버리는 건데 중얼 거린다. 지애가 뛰어 나온다.


그의 집은 Grocery다. 우리가 하는 일 또한 Watering이라고 하는 화초에 물뿌리기. 그리고 Weeding. 오전만 일을 하고 숙식을 제공받는 우핑이었다. 그의 집은 우프에 가입되어 있는 농가였기에 우퍼들을 위한 시설들이 갖춰져 있었다. 그 날 저녁 식사를 하지 않은 나를 위해 그 들은 음식을 준비해 줬고 그들의 따듯한 배려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에게 우핑회원이냐고 물었을 때 나는 아니라고 말을 했고 그들의 잠깐 멈칫하는 표정. 이내 왜 우핑회원을 받는 지에 대한 이유. 그 것은 만약의 사고시 우핑회원 가입시 자동으로 가입되는 의료 보험 때문이라고 말 한다. 어떤 우핑 경험자들의 말을 들으면 매일 아침 말의 분뇨를 치고 건물 짓고 고생만 하다가 돌아온 경우도 있고 어떤 경우는 편한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 부분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말이다. 다행이 나는 농장주를 잘 만났다고 해야 할까? 그 곳에서 일 주일간 호주의 전원을 만끽하고 떠난다. 그 곳에는 이미 알젠티나의 19살 된 아가씨가 우핑을 먼저 하고 있었다. 그 녀는 몇 개월전에 이 곳에서 우핑을 하다 귀국했다가 다시 돌아왔단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란다. 그 녀는 집 본채 바깥에 있는 캐러반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도 다른 국민성을 갖고 있지만 어딘가 비슷한 점은 존재하지만 알젠티나와 이 쪽은 틀린 점이 너무 많은 건 같다. 그 곳에 있는 동안 식사 시간후 약 30여분간 여러 가지의 주제를 놓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뤄지곤 했다. 각 국가간의 생활상이라든가 국민성을 약간이나마 엿 볼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그들은 나의 부족한 어휘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들였지만 귀기울여 주었기에 나의 어학실력도 많이 늘었다. 난 워킹 홀리데이 메이커든 베낭여행객이든 우핑을 권하고 싶다. 비록 일 주일이었지만 3주 이상 한 곳에서 있는다면 어학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 그 곳의 민영방송중 하나인 sbs에서는 호주에 온 여러 민족들을 위해서 각 국의 영화를 틀어주기도 했는데 한국영화를 할 때면 한국영화한다고 다 같이 모여 보기도 하며 한국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 주기도 하는 좋은 친구들이었다. 특히 그들은 반전 주의자였고 평화주의자였다. 마치 존 레넌의 Imagine 처럼 말이다.


참 그 곳에서의 당혹스런 기억 한 토막.

언젠가 식탁에서 각국의 음식에 대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음식애기가 나와서 나는 나대로, 지애는 지애대로 애기 하다가 지애가 내가 만든 요리가 맛있다며 부추기는 바람에 다음 날 저녁은 내가 준비하기로 되었다.나는 내가 만드는 것은 한국요리도 아니고 단지 흉내를 내는 것일 뿐이라며, 양념들이 없기에 별루라고 애써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그들은 한국음식을 맛 보고 싶다고 극구 청하는 것이었다. 이런,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고추장을 이용해서 이 것 저 것 야채와 함께 만들었지만, 훗! 지애나 좋아할까. 만들면서 풍기는 고추장내에 눈살을 찌푸리던 그 알젠티나 아가씨는 다 만들어진 그 것을 한 숟갈 뜨고는 못먹을 것을 먹은 것 처럼 솓가락을 내려 놓을 때의 그 무안함. 나는 그렇다 쳐도 추천한 지애는 어떤 기분일까. 어쨌든 그 날은 그 알젠티나 걸에게 서운한 정도를 넘어서는 기분을 갖고 있었다. 독일인 부부는 성의를 생각해서 인지 끝까지 한 그릇을 비웠는데 그 것도 곤욕이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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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최대의 환락가인 킹스크로스 입구에 서 있는 코라콜라 입간판.
아...저 코크 한잔을 호주에서 8개월만에 마셨다.

번다버그를 떠나면서 친하게 지낸 친구들과 함께. 지금 어디에 있을까. 너무 아쉽다.

당시 케언즈까지 가면서 이용하였던 티켓. 나라가 커서인지 이런 종류의 티켓이 많다.

번다버그 시내. 참...아름다운 곳이다. 외국이라서 그런가? ㅋ

오픈워터 라이센스를 따고 기념으로!

에어리비치에 있는 상어기념관. 뭐 그다지 볼 것은 없지만,

아그네스워터 주변의 누드비치. 쩝. 정말 아무도 없어서 누드로 다녀도 될 듯 하다라는 의미에서의 누드비치?

캐나다에 있던 마나미가 보내준 사진. 어디있는 거니?

에어리비치의 어느 백패커스

1주일 우핑을 했던 독일인 가정.

보웬. 벽이란 벽에는 이렇게 벽화가 모두~

케언즈 공항 면세점에서 일하면서!


참 시간이 찰라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자세한 경험담은 http://someday.dreamwiz.com 한 때는 유명했던 곳이랍니다. ^^;
헉...홈페이지 서비스 종료. 아~~ 도대체 몇 번째인지 원.
서비스 종료하면 또 옮겨야 하는거야? 참. 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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