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에 살면서? ㅎㅎ 3주가까이 되어버리니 사는 것 같습니다.
나름 단골도 생겨버렸군요. 종업원들과 농담도 주고 받는 곳 말이죠. 신장식당이 그렇고 또 테이크아웃 커피점이 그렇습니다.
커피점은 3평정도의 공간에 한 쪽에선 건강음료를 또 한쪽에선 커피를 판매하는데 잘 먹는 강뻬이가 6위안입니다. 약 1,100원정도인데
글쎄 이게 500ml 입니다. 하나 사면 한 30분은 마시는 거 같군요. 그리고 양로우추알 파는 곳도 있고...,
아... 안마받는 곳도 한 군데 만들어야 하는데..쩝. 한 곳밖에 못갔군요. 한 군데 만들어놔야 겠어요. 어슬렁 어슬렁 시티헌터인가요?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면 뭔 일 없을까 하고 돌아다녀 봅니다. 비슷한 환경인 것 같지만 중국은 한국과는 많이 다르죠. 무엇보다도
언어가 다르다 보니 정말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중국어를 할 줄 안다면 훨씬 환경에 빨리 적응이 될 것입니다. 사실 전 중국어를.
잘 못합니다. 중국에 와 있는 동안 다시 온라인으로 중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 꾸준하게 했어야 했는데..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요.


단골 양로우추알 좌판에서 한 잔 하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중국에서는 거리의 이 곳 저 곳에서 이렇게 좌판을 내놓고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이들이 많은데 특히 위와 같은 양로우추알이나 야채등 각종 먹을거리부터 시작해서 간단한 생활용품 등을 판매합니다.
중국에 생활을 하면서 놀라는 것이 식당이 많은 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광대한 지역에 특색을 갖춘 식당,
그리고 56개 민족까의 특색까지 더해지면서 정말 헤아릴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것이죠.
사실 개인적으론 그런 다양성이 부럽긴 해요. 어쩜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다양성이 익숙한 중국이 빠르지 세계화 속도도
빠른 것은 그런 이유에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길을 걷다가 어느 할아버지를 보았습니다. 우두커니 서서 사람들을 보더군요. 그런데 눈길을 끈 건 바로 옆에 있는 원숭이 때문이었습니다. 동물원에 있어야 할 원숭이를 도시의 야심한 밤 거리에 보니 신기했던 것은 당연하겠지요. 심천이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원숭이와
함께 길을 걷는 남루한 모습의 촌로. 한 번도 빨지 않았을 것 같은 옷차림과 찌그러진 모자. 이 늦은 밤에 무슨 일일까.
그 할아버지는 한 자리에서 무엇인가를 찾는 듯, 혹은 멍한 모습으로 응시하고 있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어느 여성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려 합니다. 하지만 지나쳐버리는 여성. 무슨말을 하려고 했던 것일까? 무얼 찾고 있나? 그 때 알았습니다.
그 할아버지도, 원숭이도 다리가 불편하다는 것을 말이죠. 할아버지는 한쪽 다리를 절고 있었고 원숭이는 한 쪽다리가 잘려 있었습니다.


한참을 주변에서 서성거렸습니다. 할아버지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한 50미터 정도 걷다가 멈추고 또 주변을 서성입니다.
자정을 훨씬 넘어선 시간. 할아버지에게 식사하셨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하셨답니다. 원숭이는 배가 안 고프냐고 물어보자
배가 부르다고 합니다. 안스러움에 머리를 쓰다듬어주니 눈을 감내요. 졸린가 봅니다. 무언가를 해 줄 수 는 상황도 아닌 애매함. 


뭐 그런 애매모호함속에 잠시 있다가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발길을 돌렸지만 불편합니다.
다시 돌아보니 할아버지는 골목을 돌고 있습니다. 빠른 걸음으로 다시 쫓아 가니 할아버지는 또 저 만치에서 서성입니다.
가까운 과일가게에서 바나나를 사서 할아버지에게 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바나나를 까더니 먼저 드십니다. 반 정도를 드시더니
원숭이에게 줍니다. 하지만 원숭이는 눈을 감기만 할 뿐 손을 대지 않습니다. 할아버지는 다른 하나를 까서 드십니다.


로후역. 홍콩에서 이 곳으로 들어옵니다. 나 갈때도 이 곳으로 나가고, 그래서 홍콩사람들도 주말에는 심천으로 많이 들어옵니다.


심천의 밤은 참 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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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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