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복고 바람 
중경삼림·천장지구 등 '홍콩 누아르 투어' 늘어

홍콩에서 여행 가이드를 하는 강영수(45)씨는 독특한 투어 상품을 운영한다. 투어 이름은 '응답하라 1980: 홍콩 누아르'. 투어 코스에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해피밸리의 맛집 예만방, 성 마가렛 성당 등이 포함돼 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영화 '중경삼림(1995)'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고 예만방은 홍콩 배우 장국영이 자주 들렀던 식당이다. 성 마가렛 성당은 '천장지구(1990)' 마지막 장면에서 흰 턱시도를 입은 유덕화가 흰 웨딩드레스를 입은 오천련을 이끌고 가서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자신도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오랜 팬이라는 강씨는 "'홍콩 누아르' 투어 상품은 한국 40~50대 남자들이 주로 찾는다"며 "성룡 영화 '폴리스 스토리'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윙원백화점과 첩혈쌍웅·영웅본색의 배경인 해피밸리 천주교 묘지를 특히 좋아들 한다"고 말했다. 40·50 남자 여행객들은 누아르 영화 촬영지에 가 "고등학교 때 영웅본색을 본 뒤 항상 이쑤시개를 물고 다녔다"며 추억담을 풀어놓는다고 한다.


영웅본색
영화 ‘영웅본색’의 한 장면.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상징이었던 주윤발(오른쪽)과 적룡이 출연했다. / 조이앤시네마 제공
한국 중년 남성들이 홍콩으로 가고 있다. 조일상 하나투어 과장은 "홍콩은 주로 여성들이 주로 찾는 관광지로 인식되지만 최근 5년 사이 남성 관광객 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이예림 홍콩관광청 홍보실장은 "예전에는 쇼핑하려고 홍콩을 찾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성별과 연령대가 다양해졌다"며 "40대 이상 남성들도 늘었는데 상당수가 홍콩 영화의 추억을 되새기는 이들"이라고 했다.

SNS와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는 '누아르 키즈'임을 자부하는 40·50 남자들의 홍콩 여행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홍콩 여행을 다녀온 한 남성은 SNS에 "영화 화양연화와 첨밀밀의 배경이 되었던 도시, 이소룡의 질풍노도와 같은 액션 무협이 배어있는 그 도시는 내게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썼다. 또 다른 남성은 "홍콩을 처음 갔을 때 전혀 낯설지도 설레지도 않고 그냥 이웃 동네 뒷골목에 온 것 같았다. 성룡·장국영·주윤발·유덕화·홍금보 때문이었다"고 썼다. 올여름 부부 여행지를 홍콩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직장인 전모(42)씨는 "이전에는 주로 아내가 좋아하는 곳을 찾아가는 편이었는데 이번만큼은 내가 가보고 싶은 장소를 꼭 넣기로 했다"며 "황후상 광장 같은 영웅본색 촬영지에 가볼 생각"이라고 했다.

40·50 남자들의 홍콩 영화 추억찾기를 겨냥해 최근 홍콩 누아르의 원조격인 '영웅본색(1986)'이 재개봉하기도 했다. '무간도' '성월동화' 같은 홍콩영화도 곧 재개봉할 예정이다. '영웅본색'을 재수입·배급한 조이앤시네마의 유수비 과장은 "40대 남성들이 주로 극장을 찾았다"며 "이전에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 흥행을 젊은 여성들이 주도한 것과는 다른 점"이라고 했다. 1년 전 이 영화를 재수입한 조이앤시네마는 그동안 개봉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영웅본색'이 등장하며 인기를 끌자 최근 이 영화 1, 2편을 잇달아 재개봉했다.니티에 "지난해 홍콩 여행을 다녀온 후 영화를 보니 색다른 기분이었다"며 "주윤발 첫 등장신에 나오는 HSBC 은행 건물로 바로 알아봤다"고 썼다.

권혁중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80년대에 인기였던 크라운 맥주가 한정판으로 재출시된 것처럼 중년 남성의 추억을 자극하는 상품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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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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