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담배가게에는 아가씨가 예쁘다네...
ㅎㅎ 중학교 졸업하고 이태원 배터리가게에서 일하던 당시 흥겹게 듣던 노래다.
하루 종일 자동차와 씨름하고 난 뒤 가게 한 켠 골방에서 즐기던 나만의 음악이었다.
에혀...늦은 밤 술 한 잔이라도 걸치면 공연한 감성충만에 옛 기억들을 찾아 보곤 한다.
우연하게 유튜버에서 본 싱어즈-시대와 함께 울고 웃다. 송창식.
오랫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다.
언제 쯤일지도 사실 가물가물한 어릴 때 들어본 그의 노래.
분명 성인가요였을 터인데 입에 착 붙었다.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 걱정 하나 없는 떠돌이
입에 피리하나 물면은"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헤헤, 으헤으헤 으허허"
"왜 불러, 왜 불러, 돌아서서 가는사람 왜불러"
돌아봐도 지금 나이쯤에야 그 노래가 귀에 붙을 것 같은데 말이다.
초딩이 무슨 생각을 하며 나는 피리부는사나이, 걱정하나 없는 떠돌이라는 가사를
읆조렸을까. 중학교때 푸르른날을 부를 때는 세상을 살 수있다는 어떤 희망을 고대했고
고등학교때의 고래사냥은 인생의 화이팅 구호였다.
TV 에서 자주 보이지 않을 때에도 그의 노래를 그렇게 불렀다.
아꼬에게 한글을 가르칠 때는
송창식의 가나다라마바사아자차카타파하~~헤헤~~으헤으헤 으헤헤를
부르며 가르쳤다. 생각해보니 조금 우스꽝스럽긴하다.
송창식은 인천에서 나고 자랐으나 어린시절은 불우한 시절을 보낸 것 같다.
경찰관이었던 아버지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하고 어머니는 행방불명되어 조부모 슬하에서 잘았는데
가수로 데뷔하여 돈을 벌기 전까지 가난은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다.
어쩌면 그의 가사에서나 외모, 혹은 풍모에서 느껴지는 도인? 혹은 달관의 이미지는
그런 평범하지않은 환경에서 만들어 진 것인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 8,9살때부터 곡을 쓸 줄 알게 되며
중3때 경기음악콩쿠르 성악부분에서 1등.
서울예고 시절 동창이던 금난새가 음악적 천재로 송창식을 기억할 정도였지만
레슨비를 낼 수가 없어 중퇴 혹은 자퇴를 하게 된다.
이후 7,80년대 국내 포크음악을 주름잡았았던 윤형주, 김세환, 조영남, 이장희등이
노래를 불렀던 세시봉에 이상벽의 소개로 출연하기까지의 소식은 노숙생활,
동가식서가숙정도로 묘사되듯이 기타와 노래, 그리고 가난이 항상 함께 했던 것 같다.
어떤 이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사에 단 한명의 천재로 뽑기도 하며 음악평론가 강헌은
가왕 조용필의 맞은 편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단 한 명의 가수라고 한다.
음악적 자부심이 강한 조영남은 놀러와 세시봉 특집에서 말하길
노숙자도 아니고 아주 남루한 사람이 다 뜯어진 기타를 가지고 들어와서는
클래식 가곡을 환상적으로 소화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감탄했더고 한다.
세시봉 출신중에서 기타실력은 독보적이라고 한다.
순수공연예술지인 월간 객석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그의 음악깊이를 얄팍하게나마 가늠해 볼 수 있다.
“동양권에서 다뤄지는 ‘음정’은 한 ‘음’ 안에서 변화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국악 연주를 떠올려보면 한 ‘음’으로 호흡을 계속 지탱한다고 표현하지만, 정확하게는 개별의 1개음이 아니죠. 관념적으로 서양의 도·레·미·파·솔·라·시·도와 성질이 다른 겁니다. 예를 들어 우리 음악의 음계인 궁·상·각·치·우는 서양음악의 계이름과 비교되곤 하지만 실제론 완전히 다른 성격을 지녔죠. 박자도 마찬가지예요. 수학에서 1과 2의 차이를 이야기 할 때, 서양에서는 1+1=2, 즉 똑같은 것을 두 개가 만났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동양에서 2는 하나의 존재가 둘로 나누어진 것으로 정리됩니다. 1과 2의 양이 같을 수도 있다는 거죠. 수를 세는 방법이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박자를 세는 개념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한 소절에 4박을 치라고 했을 때, 1박을 동일하게 네 번 치느냐, 아니면 한 소절이 단지 4개의 박으로 이루어졌느냐의 차이는 다른 정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서양음악에서는 4박, 동양음악은 3박을 기본으로 한다는 차이도 있어요.”
가수 송창식 '소리, 그 너머의 세계를 찾아서' : 조진주의 THE ART OF PRACTICE
월간 객석 가수 송창식 '소리, 그 너머의 세계를 찾아서' 조진주의 THE ART OF P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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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주변에는 이렇게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감명과 영감을 주며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위대한 예인들이 있다.
과거를 돌아보니 그 시절 그 노래가 있었네.
가수 송창식
1968년 윤형주와 함께 트윈폴리오로 데뷔 했다. 1970년 솔로로 전향, 지금까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이다. 히트곡으로 ‘고래사냥’ ‘담배가게 아가씨’ ‘한번쯤’ ‘왜 불러’ ‘창밖에는 비 오고요’ ‘사랑이야’ ‘가나다라’ 등이 있다. 제3회 대중문화예술상 보관문화훈장(2012),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2015)을 수상했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라이브 카페 쏭아(Ssonger)에서 매주 화·수·금·토·일요일 밤 10시에 노래하는 그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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