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hwasher

디위워셔로서서의 생활은 홀가분하기만한 날들이었다. 에스플러네에드의 짠내나는 바닷바람을 가르며 거리를 걸을땐 그지없는 평화로움이 가득 묻어나는 곳이었다. 난 그 평화를 사랑했고 여느 도시의 소음이나 복잡함과는 전혀 다른 안식과 함께 공존하는 곳이었다. 약간 과장될 지라도 그 곳은 도시로서의 생활조건은 모두 갖추어졌음에도 도시가 불러오는 소음과 매연, 그리고 분주함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다. 도시의 한 가운데에 공원들이 있고 공연장이 자리를 한다. 그리고 차가 없는 거리가 있다. 케언즈,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곳이다.

난 일하러 간다. 때론 일찍도 나가곤 했는데 신이 일하는 곳에 가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이런 저런 케언즈의 정경을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에 많이 찾았었다. 정말 포근한 곳이다. 케언즈는 말이다. 벌써 6개월이 지나간다. 호주에 멋도 모르고 찾아 들어와 이 곳에 정을 들이려 애써한 지가 말이다. 푸드코트안은 아직 식사시간이 되지 않아서인지 몇 몇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야채를 다듬는 일. 어떻게 하라고 말하고 시범을 보여주고, 내가 하는일이 탐탁치 않았던지 다시 한 번 시범을 보여준다. 그렇게 한참을 다듬고, 물건을 나르고, 쓰레기를 버리고 정신없는 시간들. 수희가 말한다. 곧 저녁 식사 하러 사람들이 올거라며 식사를 먼저 하라고 말이다. 난 먹음직 스럽게 보이는 8$짜리 식사를 하게 된다. 쟁반이 두개가 있는데 큰 쟁반은 8$, 작은 접시는 6$인데 그 쟁반에 담고 싶은 만큼 담아서 식사를 하는 일종의 뷔페 같은 스타일이다. 처음에는 맛있었는데 중국음식이라는게 기름기가 많다 보니 몇 일뒤에는 작은 접시에 먹게 되었다. 사람들이 하나둘 씩 들어오는게 보인다. 그 곳에는 쟁반을 치워주는 사람이 따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그 것을 그 자리에 두면 그는 그 쟁반들을 수거해다가 각 가게에 다시 갖다 주는 것이다. 그럼 나는 그 것을 깨끗이 설겆이 하고 말이다. 그와 간단한 몇 마디 말을 나누었다. 몇 일뒤에는 그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기 여자친구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호주에서 살고 싶다는 그의 말. 호주는 많은 사람에게 평안을 주나보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는게 보인다. 식사를 마치고 들어와서 다시 일을한다. 사람들은 끝없이 쟁반을 가져간다. 무언가 기대에 가득한 표정으로 줄을 서서 조심스런 손짓으로 음식을을 쟁반에 올려 놓는다. 흘깃 흘깃 그들의 표정을 본다. 손으로는 코트에서 가져오는 쟁반들을 닦으며 말이다. 이마에 땀이 베인다. 수희가 퇴근한다고 인사를 한다. 웃음을 짓는다. 힘들군. 수희는 곧 에어즈롹으로 간다고 했지. 나도 가고 싶다. 그런데 그 이태리 친구하고 같이 가려나? 땀을 훔친다. 이 정도는 별게 아닌데, 시계를 본다. 많이 흘렀다. 사람은 무언가에 빠지면 시간이 잘 가던데... 손으로는 계속 쟁반을 문지르고 머리속에선 무언가 상념의 고리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생각할 수 있는 지금이 좋다. 농장생각들, 마나미 생각, 그리고 지애를 떠올린다. 케언즈의 바닷가를 떠올린다. 뜨거운 햇살이 바다의 표면에서 튕겨나간다. 어떤 것은 나의 눈으로 들어오기도 하고 말이다. 그 빛들은 케언즈의 무언가에 빨려들어가겠지. 아~! 퇴근 시간이다.

푸드코트에서의 알바가 끝나면 거리를 걸었다. 멀 하기 위해 걸었을까? 이 곳에도 가보고 매일 작은 공연들이 펼쳐지는 음. 그래 대학로같은 거리를 걸으며 말이다. 이 곳은 shild st.근처에 있는 곳이다. 그 곳은 어학원도 많이 있어서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Orchid 아케이드, Cominos등 상가들, 우체국등, 말이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이 곳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까지 걸어오면서 만나는 중간 지점인 Munroe Martin Park. 출근할 땐 조용하기만하고 썰렁하기까지 한 곳인데 저녁이 되면 케언즈에 있는 에버리진들이 이 곳으로 모이는 것 같은 기분. 그들은 이 곳에서 기거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여행객들은 이 곳에 밤에는 잘 찾지를 않는다. 하지만 그들을 두려워 하지 않았기에 그 곳을 가로 질러서 가곤 했다. 과연 그들은 해꼬지를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들을 가까이 볼 수 있었다. 어쩌다 다가와 담배 한 까치를 원하고는 했을 뿐말이다. 그 곳을 지나면 Lee's Taekwondo라고 보이는 체육관. 케언즈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그 곳을 들어가 봤는데 한국사람은 보이지 않았고 외국인들의 우리말 구령만 들렸다. Lee란 사람은 어떤 분일까? 태권도 하나만을 가지고 체육관을
열었을때 지역 텃세에 초기에 고생했던 분들의 이야기를 접했는데 이 분도 그랬겠지. 잠시 가게에 들어가 잡지들을 뒤적 거리다가 집에 돌아온다. 풀장에서 잠시 몸을 담그고 샤워를 한다. 저녁식사를 하고 tv를 킨다. 간간이 들리기도 하고 안 들리기고 하고 이런 것들이 짧은 어휘에서 기인 한 것이리라. 잠자기 전에 맨투맨을 펼치고 몇 가지 책자를 떠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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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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