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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새벽에 일어나야 했다. 그리 가깝지 않은 터미널까지 밴을 타고 가려면 말이다. 닐은 백팩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이른 새벽에 같이 일어나는 경우, 터미널까지 태워주었는데 짐이 많은 이용자들의 경우는 일찍 일어나서 마지막 밴을 타고 터미널에 내려선다. 그 동안 같이 일했던 친구들을 뒤로하고 떠나려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거리에 내려선 우리는 예약한 버스를 확인하고 버스를 기다린다. 베낭을 확인해 보니 이 곳에 낯 선 이방인으로 세 개의 가방을 들고 올 때가 떠 오른다. 베낭이 줄어든 지금은 그 무게만큼 시원섭섭한 마음이다. 두 달전에 이 곳에 내려섰을 때 지금을 상상했을까? 버스는 번디를 출발하면서 번디의 관통하는 강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시간나는 틈틈이 저 강에 가서 말보로를 말며 시선을 던지곤 했는데, 후훗! 지애는 어깨에 기대어 곤히 잠들어있다.

시간 20분 뒤! 어느새 버스는 하비베이로 들어서고 있었다. 깨끗하게 정리된 건물들과 도로는 번디와는 다른 깔끔한 멋을 풍기고 있었다. 유명한 관광지여서 그런가보다. 우선 숙소를 잡아야 했다. 하지만 숙소를 잡는데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었다. 저 편 주차장 앞에서는 10여명 정도의 사람들이 숙소직원들이 자기 숙소로 오라고 장점들이 적힌 나무판을 들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지애를 세워두고 그들에게 다가가 이 것 저 것을 물어보았다. 우선 하루를 묶고 더 나은 곳이 있다면 그 곳으로 갈 요량으로 괜찮아 보이는 한 곳을 선택했다. Olympus 였다. 밴을 타고 그 곳에 도착한 것은 5분쯤 뒤 유럽의 어느 가정집과 같은 생김새의 근사한 곳에 내려섰다. 리셉션에는 직원으로 보이는 여자가 다른 몇 명의 여행객을 상담하고 있었다. 체크 인하기에 앞서 사무실 내에 있는 여러 브료셔들을 챙겼다. 사파리에 관한 내용들. 그리고 이 곳 하비베이의 지도등을 몇 부 집어들었다. 직원은 친절하게 응해줬고 편한 마음으로 방을 잡았다. 번디에선 상상도 못할 정도로 깨끗한 방이 2층에 4개 있었다. 거실에는 보기에도 편한 소파와 티브이가 자리하고 있었고 베란다엔 다 자란 나무가 양 팔을 길케 뻗치고 있었다. 그 사이로 에메랄드빛 바다가 빛살에 반짝였고 그 위로 섬들이 보인다. 저 중에 하나가 프레이저일까?

몇몇 외국인은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2층에 방이 4개. 그리고 아래층엔 방이 두 개있고 작은 부엌이 잇었다. 탁자가 놓여진 깨끗한 모습. 여행하는 기분이 이런 걸꺼야. 짐을 풀고 지애와 상의한 끝에 3일뒤에 프레이저 사파리 투어 예약을 하기로 했다. 예약과 방요금을 정산한 후 시내로 나가 큰 수퍼로 들어갔다. 울월씨(Wool wolthy)체인은 호주전역에 깔려있는 대규모 수퍼 체인망이다. 그 곳으로 들어가 간단한 몇 가지 야채와 빵과 음료수를 샀다. 돌아오는 길에 시내를 구경했다. 시내에는 어느덧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지애는 음식을 잘 못하는 편이다. 언젠가 지애가 해 준 수시(초밥)외에 할 줄 아는 음식이 없었다. 수시라고 하니까 수시인 줄 알고 먹었지만 말이다. 난 물을 올려놓고 야채를 썰고 번디에서 어느 한국인이 귀국하게 되면서 나에게 건네 준 고추장을 이용해서 국을 끓였다. 딱히 머라 이름 지을 수 없는 것이엇지만 고추장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 든든한 그런 호주 생활들이었다. 참! 고추장도 좀 많이 가져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처음에 호주 음식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해 오지 않았지만 사실 호주에서 한국인의 입맛에 드는 음식을 찾기는 드물다. 물론 하숙이나 쉐어를 들어가서 어느정도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굳이 가져 갈 필요야 없지만 혼자 이곳 저 곳을 돌아다닐 양이라면 고추장이나 된장을 가져가는 것이 음식문제에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 한 통 사면 정말 두고 두고 먹는다. 머 거기 가서까지 고추장을 챙기냐구 묻는다면 난 할 말 없다. 나도 그런 생각으로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돈 한푼이 아쉬울 때 그 것들이 주는 안정감! 이 말이 무슨 뜻인는 그 곳에서 알게 될 것이다.


지애는 내가 끓여준 한국식? 국 내지는 찌게를 좋아했다. 어쩜 그 건 경제적인 빈곤?에서 비롯되는 신뢰감인 지도 모른다. 그래.그 것일거야. 이 후 항상 식사는 내가 준비를 했고 정말 별 볼일 없는 식사였지만 풍족한 마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프레이저 가기까지 시내 곳곳을 구경하기로 했다. 다음 날 브로셔에서 볼 수 있었던 어느 상어 전시관에 들어갔다. 그 곳은 어느 호주인이 아들을 상어에게 잃은 후 상어사냥을 나서 잡아 들인 가지가지 종류의 상어들을 모아 놓은 곳이었다. 피같은 거금 7$의 입장료. 혹시 이 곳에 가는 사람있으면 들어갈 일 없다고 말하고 싶다. 호주에도 상어가 있어서 가끔 상어가 인근 바다에 나타난다고 한다. 바다에 접한 도시에서 말이다. 하비베이는 작은 도시지만 번디와는 다른 멋을풍기고 있었다. 저녁 늦게 올림푸스 근처의 퍼브pub에서 맥주 한 잔을 걸치다가 무슨 댄싱타임이 있었든지 전부 테이블 위로 올라가서 춤을 춰대는 통에 나도 일어났고 금방 어울린 몇 명과 같이 잔을 기울이기도 했다.같은 여행객들이라 마음을 열기가 쉬운지도 모른다. 호주에선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정말 편했다. 아마 내가 만난 사람들이 거개가 여행객들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눈만 마주치면 웃음짓고 말을 거는 그 사람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뒤에는 오히려 그 게 더 편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어디 가느냐, 여행은 즐겁냐며 묻는 그런 모습들이 말이다.

그 곳에선 하릴없이 거리를 구경하고 사람들과 여러 기념관들을 돌아보며 모처럼의 한가한 시간을 즐긴다. 마침 한국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두 명의 여성을 만났는데 우연하게도 그들은 Olympus에서 묶게 되어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학원강사,그리고 회사원. 그들은 한국에서 베낭여행을 신청해서 일행들과 같이 왔다가 브리스벤에서 헤어졌다고 한다. 계산을 따져보니 여행사를 따라다니는 것보다 경비가 저렴했고 또 으례의 획일적인 관광코스보다는 그들만의 새로움을 추구하기로 해서 이 곳으로 왔다고 한다. 같은 여성이어서 그런지 특히 지애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지애또한 그들과 대화를 즐겼다.
한국여성 두 명이 여행을 하는 모습은 상당히 신선하게 남아있다. 그들의 우정도 그들의 여행에서 얻은 감동만큼 아름다울 것이다. 한국에서의 친구와의 여행도 갖기 힘든 기회인데 이국땅에서 그녀들이 갖고 있는 우정은 깊이가 어느 정도일까? 세상에는 변해야 하는 것이 있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지만 우정은 후자일 것이다. 변한다는 것은 어쨌든 섭섭하다. 허전하고 서운하고 머 그런 것아닐까? 변해간다는 것은 말이야.
당시의 일기입니다.

3.June
정말 수많은 시간을 번디에서 보내버렸다.
하지만 그 만큼 얻은 것도 많아서 좋다.
영어를 소홀히 할 수 없던 70여일의 시간들.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한국의 젊음을
보여준 것 같아서 흡족하다. 지금 옆에는 지애가 누워 있다.
서퍼스 파라다이스로 올라가자.
우선 골드코스트로 내려가서 차분히 올라가자.
추우면 추운대로 말이야. 이 곳에서의 6일. 그리고 난 간다.
옆에서 마냥 웃고 있는 지애의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
난 내 갈길이 있는데, 망설이지 말자. 시내를 돌아다녔다.
정말 이 나라가 부럽다. 이 조그만 도시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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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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