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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 나의 호주 경험담중 가장 자랑? 스럽게 내 놓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다른 경험보다 더욱 소중하다는 건 아니다. 어쨌거나 타인일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중 가장 귀기울 일 만한 흥미를 자아낼 수 있는 부분 이란 것이다. 어쩔 수 밖애 없는 타인 이란 거! 노래 제목인가? 사회생활 초년병으로 느껴지는 생각이다.

케언즈의 햇살은 무덥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마를 훔치며 땀을 닦는게 하루의 시작이다. 제길, 선풍기라도 한 대 달아 줄 것이지. 찌뿌드한 몸을 몇 번 뒤틀고 일어난다. 유리창 아래로 보이는 케언즈 시내는 여느 날과 변함없다. 저렇게 큰 도로에 한산한 차들과 사람들. 한 밤에 esplanade나 가면 시원하겠지. 시내는 여전히 북적 거린다. 오늘도 나가봐야 겠지. 머 언제 잡히지 않겠어? 어짜피 호주에 올때보다야 더 나은 현실이지. 그 중국 식당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오늘쯤 한 번 가보면 알 수 있겠지. 한 손에는 간이 지도. 그리고 작은 가방을 어깨에 짊어진다. 주위를 둘러보니 도무지 식당밖에 당장 발 붙일 곳이 없을 거 같아 보인다. 식당,...음...흠. 할 줄 아는게 없으니 이렇게 폭이 좁아지는 구나. 영어라도 멋들어지게 구사한다면 다른 곳도 도전 해 볼텐데 말야. 몇 군데를 가다가 esplanade의 중국식당에 간다. 한국인과 비슷한 인상의 중국인 아줌마가 미소를 띄운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나올 수 있냐고 묻는다. 눈이 휘둥그래 진다. 꿈이냐 생시냐, 케언즈에 온지 2주도 안돼서 job을 구하다니,.. Wow~!! 너무 기쁘다.
당연하져. 나올 수 있져. 넵!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환한 미소를 띄우며 그 곳에서 일하는 한국인 여성을 기다렸다. 곧 퇴근 시간이 되어 그녀에게 물어보니 그 아줌마가 사장이며 주방장이 남편이지만 여자가 실세라고 한다. 그 녀는 곧 Airs Rock으로 간다고 한다. 그 녀 뒤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나도 가고 싶은 곳이지만 현재로선 그 곳 가는 경비만도 장난이 아니었고 또 그 곳의 물가는 이 곳과는 달리 비쌌다.
내륙지방은 사막지방이어서 여러모로 고생이지만 그런 고생이 남을 정도의 여행이란 말을 들었다. 사진 한 장 덩그러니 놓여있고 유치 찬란한 온갖 미사여구를 들여가며 알려진 Airs rock. 갈만 한 곳은 사실인 것 같다. 누가 그랬는데, 아~! 썬형이 그랬구나. 호주 와서 다른 데는 못가도 Fraiser island하고 Airs rock만큼은 꼭 가보라구 말이다. 난 이내 그 녀에게 share 정보를 물었다. 마침 그 녀는 자기의 이태리 친구가 share를 구한다고 한다. 1주일에 40$. 와우~! 백팩 1주일 요금이 100$가까이 되었는데 반값도 안된다. 흐흐~! 이런 게 행운이 아닐까? 이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 하나.


이름이 수희라고 했다. 수희는 부산아가씨였다. 수희는 남자 친구라는 그 이태리인을 만나기로 했다면서 잠시 에스플레네이드의 벤취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수희의 남자친구인 듯한 내 키정도의 외국인이 싱글 거리며 다가온다. 노랑머리의 그 이태리인과 수인사를 나누었다. 무척 장난꾸러기 인듯한 그 친구는 마침 쉐어를 구한다고 한다. 우린 같이 케언즈 시내를 지나 한 30여분정도를 걸었다. Sheridan St.사이로 들어서 잇는 공원과 백패커스, 그리고 모텔들. 이 곳에는 많은 Homeshare가 있다고 한다. 주로 일본인과 한국인 학생들이 이 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한다. 깨끗한 도로와 어울리는 한적한 곳. 케언즈 시내와는 다른 한적한 주택가다. 어느 2층 집으로 들어서니 작은 pool이 보였다.
마침 방안에는 나보다 어려 보이는 남자 두 명이 TV를 보고 있었다. 요시다와 켄. 요시다는 어학교에 다니는 게이오 공대의 학생이었고 켄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호주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켄은 아래층 거실에서 잔다고 했고 나와 켄, 그리고 이태리인(아쉽게도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물론 내 그 때의 다이어리엔 적혀 있겠지만,)은 2층 큰 방. 그리고 2층의 작은 방엔 일본인 아가씨가 산다고 한다. 케언즈에서 최근 건설된 제일큰 쇼핑센터인 Cairns Central에서 파트 타이머로 일하고 있어서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태리인 친구가 말하기를 까다로운 성격이라 조심해야 할 거라고 웃으며 말한다. 참 웃기 좋아하는 친구다. 집을 둘러보니 거실인 아래층엔 TV와 부엌이 돌아가면 있고 그 입구엔 세탁기가 놓여 있다. 이 곳에서 케언즈 생활을 하겠구나. 이제 job만 구하면 된다. 다음주에 오기로 하고 백패커스로 돌아가는 케언즈의 한적한 거리가 평화롭다. 어떤 사람들일까? 세명의 일본인과 1명의 이태리인.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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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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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웬에서의 헤어짐을 아쉬워 하기보다는 케언즈에서의 새로운 생활에 조바심을 품은건 처음인 도시생활이어서 그런가 보다. 헤어짐에 익숙해서일까. 뜨거운 태양이 맞이 했던 그 간이 터미널에서 그레이 하운드를 타고 다시 북쪽으로 올라간다. 많이 가벼워 진듯한 베낭. 서퍼스에서 베낭의 무게로 인해 버스탑승전에 제동이 걸리기 까지 했었는데 말이다. 눈을 감았다. 지나간 농장에서의 생활이 떠 오른다. 기쁨보다는 슬픔이, 다행이다라는 안도감보다는 안타까움이 많았던 지난 생활들을 기억하면서 자신을 추스렸다. 버스는 Townsville을 지나고 있다. 저 멀리 붉은 산이 보인다. 듬성 듬성 이빠진 아이처럼 몇 그루 밖에 나무가 보이지 않는 Castle Hill. 외롭겠다. 힘들겠다. 심심하지는 않을까. 저기에도 동물이 살고 있을까?

"난 적어도 내 아들, 딸에겐 나와 같은 환경을 물려주지 않으리라.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

케언즈 책자에 소개되기는 퀸즐랜드 북부에 위치한 아담한 마을로 인구는 약 10만명이라고 나와 있다 -"자신만만 세계여행" 삼성출판사97년판" 아담한 마을? 아담하다고 해야 하나? 시드니와 비교했을때 시드니를 대도시로 표현했다면 케언즈는 도시로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 인구 10만이라고 하지만 유학생이 10만이라는 애기를 들었으니까, 케언즈는 5월부터 10월까지 평균기온이 18~28도씨 전후여서 관광하기엔 최적의 도시. 11월부터 4월 사이는 덥고 비도 많이 내린다. 호주의 주요도시중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곳. 비행기로 약 8시간이면 케언즈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오후 4시가 넘어선다. 버스는 Trinity Wharf transit center로 들어선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화려한 호텔들과 빌딩들. 선그라스를 낀채 반바지 차림의 경쾌한 사람들의 옷차림. 낯 설어 보이는 이유는 무언지, 그래. 나도 저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야 하겠지. 몸을 일으켰다. 베낭을 짊어지고 둘러보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터미널 내부가 보인다. 그 곳에서 백팩 브로셔를 훑어봤다. 14$,15$ 정도 하는 백팩들. 13$짜리가 보인다. Billabong Inn. 우선 그 곳에서 몇 일을 지내보며 Job을 구해야 한다. 시내에서 가까운 듯 보이는 그 곳으로 약도를 보며 물어 물어 갔다. 사거리의 한 켠에 보이는 빌라봉 백팩. 리셉션으로 들어간다. 작은 풀이 보이고 테이블에서 TV를 보며 식사를 하고 있는 몇 몇의 젊은이들이 보인다. 누가 왔는지 누가 나가는지 관심없는 사람들. 안내된 방은 2층의 복도 끝. 방이 너무 커서 침대 몇 개로는 이방인의 가슴을 채우기엔 너무나도 허전한 곳이었다. 구석의 침대에 짐을 풀었다. 어깨가 저려온다. 노후된 침대 스프링으로 가운데가 푹 꺼져 있고 페인트 칠이 벗겨진 듯 군용 메트리스보다도 안 좋아 보이지만 이런 환경에는 익숙해져 있잖아. 그래도 유리창이 커서 비록 중심가는 아니지만 거리가 훤히 보이는게 맘에 든다. 다른 곳 보다 1$저렴한 것도, 훗! 그러고 보니 구석에 잠을 자고 있는 듯해 보이는 남자가 보인다. 몇 개의 침대 근처에 짐이 없는 걸로 보아 저 사람과 나 밖에 없음을 짐작하니 갑자기 밀려드는 허전함. 흠, 베낭속으로 손을 집어 넣고 뒤적 뒤적. 빨간 딱지 말보로. 필터. 페이퍼. .....휴~~~~~~~~ 담배라도 있으니,...케언즈 시내를 돌아봐야겠지. 간단한 짐을 챙기고 리셉션에서 시내지도를 구한다. 시드니에서는 도로가 큰 도시치고는 좁다 싶었는데 케언즈는 넓은 도로에 차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도시의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고층빌딩이 케언즈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일본인이 서퍼스 파라다이스를 키우고 지금은 케언즈에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중 하나가 케언즈의 큰 건물들 소유주가 일본인이 상당수가 많이 있었고 그레이트 베리어 리프의 수정과도 같은 근처의 여러 섬이 일본인 소유로 개발되고 있었다. 일본어만 알아도 생활하는데는 불편함이 없는 곳. 아니 외국인들이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곳이다.

WOOL WORTH로 가서 쌀과 몇 가지 음식꺼리를 사기 위해 나갔다. 거리에는 일본어와 일본인의 모습들이다. 일본땅에 외국인을 위해서 도시를 조성한 것 같은 착각마저 일게 하는 곳 케언즈. 간혹 한국사람인 듯한 사람을 보았지만 무심코 지나쳤다. 수퍼를 나오는데 일본인 한 명이 들어온다. 동그랗게 뜬 그의 두 눈을 본다. Shin! 와후! 이 반가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케언즈로 간다고 했지만 이 곳으로 오면서 생각도 못했는 걸 말이다. 근황을 물으니 시내 면세점에서 일하고 있단다. 부럽군. 오늘 저녁에 Beachs라고 하는 나이트 클럽에서 같이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 농장생활과는 모든것이 생소하고 낯설기만 하다. 길을 물어봐도 어느 거리를 기점으로 설명하는 통에 거리 이름부터 알아야 했다. 백팩으로 돌아와 시내 지도를 눈에 익히고 있었다. Beaches로 갈 시간이다. 그 곳에 가니 마침 신이 나와 있었고 옆에 다른 일본 아가씨도 있다. 같은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동료란다. 일본어. 일본어만 알아도 job을 쉽게 구하는 건데,...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애국자. 애국은 어려운게 아냐. 먼데서 찾지 마. 행복은 먼데 있는게 아니야. 치르치르와 미치르처럼 온 세상을 헤매다가 파랑새를 곁에서 찾을 거니. 넌 지금 힘든게 아니야. 너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을 생각해봐. 악법도 법이야. 법은 지켜야 해. 좋은게 좋은 거야. 두리둥실 사는게 최고지. 네. 멋. 대. 로. 해. 라.

Beachs는 케언즈내에선 가장 인기있는 나이트였는데 50여m도 채 안되는 곳에 케언즈 최대의 중심거리인 Esplanade가 위치하고 있다. 중심가란 애기다. 그 옆엔 Meeting place라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Fastfood점과 같은 식당들이 모여 있다. 우린 백팩에 놓여 있는 쿠폰을 이용해서 입장료없이 들어가서 5$에 근사한? 식사를 제공받았다. 그리고 맥주가 7$이면 800cc정도? 나이트클럽 내부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형편없다. 화려한 조명도. 내부시설도 없다. 입구를 들어서면 긴 테이블과 줄줄이 놓인 동그란 의자들, 그 너머로 동그란 테이블과 의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전면에는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보여지는 하얀 스크린. 그리고 춤을 추기도 하고 요일별로 이벤트가 벌어지는 스테이지.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 왼쪽에 간이 식당. 2층계단을 올라가면 눈 앞에 뮤직비디오와 조명을 담당하는 디제이의 모습이 보인다. 그 곳에도 바와 2$에 한 게임을 할 수 있는 몇 개의 당구대가 놓여 있다. 참 호주엔 포켓볼만 있어서 시드니에서부터 포켓볼만 치면서 올라왔군. 식사를 하며 나눌 수 있는 애기는 농장과 도시생활, 그리고 job이었다. 신의 영어 실력이 많이 늘어난 거 같아 신기했다. 보웬에서는 정말 힘들던데,... 도시생활이 좋은 건가? 그날은 그렇게 보냈다.행운이 같이 할 것만 같은 케언즈 생활의 시작이었다. 객지에서 아는 이를 만난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내일부터는 job을 구하러 돌아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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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 주 늘어나는 통장의 예금을 확인하며 이젠 도시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두 달 가까이 되었을 무렵, 통장에 약 1400$이 모였을 때였다. 보웬에서도 한 번 소포를 한국에 보냈다. 이리 저리 옮기면서 짐도 늘어나는 것 같다. 하루는 일을 마치고 왔는데 일본인이 한 명 기웃 대고 있었다. 새로 온 사람인가 보다. 약간 작은 키에 참 어색한 영어를 구사하던 그는 사무실에서 오너하고 무슨 대화를 하는 모양인데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의 이름은 Shin. 나는 신에게 다가가 그의 애기를 들었고 이내 백팩 오너에게 말을 해 주었다. 물론 영어지만 일본인의 어색한 영어를 한국사람은 잘 알아 듣는다. 그리고 한국사람의 영어도 일본인은 잘 알아듣는다. 한국어와 일본어의 유사한 체계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치 중국인이 영어를 쉽게 배우듯이 말이다. 신은 나와 같은 농장에서 4일간 일을 하다가 케언즈로 떠났다.

일본인 친구 신. 그는 케언즈에서 다시 만난다.


같은 농장에서 일을 시작한 날 점심때였다. 나는 신에게 어떠냐고 묻자 그는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며 아프다는 것이었다. 예전에 허리를 다친적이 있다던 그는 3일 정도 지나더니 도저히 못하겠다고 케언즈로 갔다. 케언즈에서 영화촬영이 있다며 그 영화 엑스트라로 촬영하면 하루 100$이상 받을 수 있다며 말이다. 그 영화가 작년인가 개봉한 쩝! 제목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전쟁영화였는데,.. Thin ? ? 호주의 케언즈에서 촬영한 영화다. 신은 케언즈에 도착한 날 우연이 만나게 되는데 그의 도움을 많이 받게된다. 그의 모습이 어쩌면 전형?적인 일본인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항시 가지고 있었고 수줍은 듯 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외국인들과도 어느정도 친해지고 하면서 우리는 맥주와 포도주를 많이 마셨다. 호주에는 Bottle Shop이라 하여 술 파는 곳이 따로 정해져 있고 우리나라처럼 어느 전망좋은 곳(공원이라든가,...)에서 자리 잡고 술마셨다간 바로 경찰이 뜬다. 호주 경찰이 인상깊었던 것은 지난 프레이저 아일랜드에서의 카메라 사건 이 후에 또 이 곳에서 있었는데 그 것은 이렇다. 그러니까 친구들과 술 한 잔씩을 마시고 나는 집에 공짜 전화나 할 까 하고 친구에게 앞서 말한 그 기기를 빌려서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나간다 밤이면 야외등이 없어서 시커먼 백팩내를 지나 자전거로 시내로 가기 위한 중간 지점인 콜스로 달리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며 말이다. 그런데 저 뒤에서 경찰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무슨 사고가 있나 하며 제 갈길을 가는데 아뿔싸. 내 앞 저 만치 차를 세우더니 나에게 자전거를 세우란다. 음주운전이라고 한다. 으헉~! 이게 웬 날벼락? 갑자기 지레 겁을 먹고 강제 추방되는 내 모습이 그려졌다. 아니 농장에서 일만 하다가 갈 것인가. 그럴 수는 없다. 빌어보자. 경찰관은 술 몇 잔을 마셨느냐. 맥주 딱 1캔 마셨다. 저 선을 따라 걸어봐라. 좋다. 정말 날 안 취했다. 그런데 잠시뒤에 비자 있느냐더니 없다고 하자 무슨 서류를 내 놓더니 주소와 이름을 적으라고 한다. 정말 강제 추방이구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데 정말 아찔했다. 어머님이 많이 아프시다고 연락이 와서 술 먹다가 나온거다. 한 번만 봐달라고 했지만 웬걸, 들이 내미는 서류는 완강하다. 난 어쩔 수 없이 적어 넣었는데 형식이 좀 단순한 거 같았다. 뒤에 아무런 그 서류로 인해 무슨 통보나 불이익이 없던 걸로 봐서 아마 그 경관의 업무 일지 같은 종류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나서 경찰관 왈. 돌아가라. 자전거 타지 말고 가랜다. 난 자전거를 끌고 한 참을 다시 백팩으로 돌아오다가 전화는 걸려 가야지 하면서 뒤를 돌아 보니 여전히 그 경관은 그 자리에 서 있다. 그 것도 나를 보면서 말이다. 대단하군. 그렇게 어둠사이로 멀리 보이지 않을 때쯤 와서 뒤를 돌아보니 경찰차가 저 멀리 달려간다. 그래서 전화를 걸러 다시 시내로 나 간적이 있는 데 호주 경관의 모습이 각인 된 한 단면이었다.

보웬을 떠나기 전날.

돈이 1400$가량 모여 들었다. 애초 2000$가량 모이면 떠나리라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었다. 계속된 농장의 한가로움은 권태를 자져다 주다못해 도시에 대한 어떤 환영을 가져다 주기에 충분했다. 호주에 온지 5개월이 넘어서고 있었다. 다시 준비한다. 여러 책자를 구해서 읽어보고 사람들한테 묻고 다음 행선지를 정하기 위해 말이다. Townsville로 갈까?GBR Wonderland라는 관광명소가 다고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 곳은 지나쳤다. 시드니 이후로는 처음인 도시생활이고 농장과는 달리 일거리가 언제 잡힐 지 모르는 상황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 케언즈다. 케언즈로 출발한다. 케언즈로 출발하기로 마음 먹고 나니 모든게 홀가분했다. 다시 혼자 시작한다. 도시생활, 농장과는 달리 job을 못 하면 어떻게 될 까?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야 하나? 그래, 그 건 그 때가서 생각하기로 하자. 번디에서 구입한 5000Km 패스로 케언즈행을 끊었다.케언즈는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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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웬 이 곳은 참 아담한 곳이다. 가끔 이 도시의 여기 저기를 걸어다니며 이 도시에 흥미를 느껴 보려 했었다. 롤러 블레이드를 끌고 끝에서 끝은 왔다 갔다 한 거 같다. 그 정도로 아담한 곳이다. 너무나 조용해서 오히려 번다버그가 큰 도시였다는 것을 느낀 곳. 공장도 없는 거 같고 그렇다고 회사도 없는 거 같은 이 곳의 경제는 어떤 식으로 끌어가는 지 궁금할 정도였다. 대 낮에 TAB에 서성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중국인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그 곳을 지나면 이 곳으로 찾아 오는 사람들과 이 곳을 거치는 사람들. 그리고 떠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간이 정류장이 서 있다. 우리나라의 어느 동네의 작은 가게를 연상시키는 매표소와 햄버거, 음료수를 파는 간이 식당. 그리고 보웬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 나는 이 곳을 지나쳐 돌아가는 어느 세탁소. 피자집. 그리고 어느 날, 그 곳에 걸려있는 중국집 간판을 보며 중국놈도 참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하며 웃고 말았다. 그리고 콜스보단 못해도 꽤 큰 가게가 하나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 곳에 들렀을 때 내가 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다 여기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다가가기 전에 다가 오지 않는 것은 사물도 마찬가지 인 거 같다. 어느 도시나 특색이 있듯이 보웬은 mural의 도시다.누가 그렸나 궁금한 벽화들이 어느 건물이든 외벽을 장식하고 있다. 그 그림은 비행기일 수도 있고 어느 집앞에서 허허 웃고 있는 기분 좋은 노인의 웃음 소리일 수도 있다. 시드니에서 케언즈까지 올라가면서 어느 도시를 가든 이국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호기심은 불안을 억누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호기심은 어쩜 희망이라고 하기엔 거창해도 어떤 기대가 아니었나 싶다. 지금 여기보단 더 좋고 기쁜 일이 나를 기다릴거야라는 착각 말이다. 그 기대는 깨지지 않고 나를 케언즈까지 이끌었다.

다시 펼쳐본 그 때의 일기장엔 데니슨 호텔이 일주일에 77$, 꽤 싼 편이다. 이 때쯤 맨투맨 기본 1권을 끝냈다고 적힌 글도 보인다. 쿠~ 그렇게 해서 두 달을 버티다가 타운즈 빌로 들어갈 계획을 세운것도 보인다. 케언즈에서 소포가 왔다. 고추장, 신라면 두 봉지, 비스켙, 땅콩, 그리고 편지. 지애가 보내왔다.일본으로 귀국하는 날 보내왔다. 지애와의 애기는 이제 기억속으로 묻혀진다. 동갑내기. 다른 한국인의 눈치에도 나와 있어 행복해 하던 아이. 일본에서 나의 영어 공부를 도와 주겠다며 영어 테이프와 책을 보내주겠다며 약속하던 아이. 지금 머 하고 있을까? 그 아인 어땠을 지 몰라도 난 미안하다. 왜 미안한거지? 그 아이가 보고 싶다. 고추장 하나로도 행복할 수 있다면 억지일까? 내가 호주에서 배워 온 것은 영어가 아니다. 돈을 벌어 온 것도아니다. 내가 호주에서 떠나고 또 한국에서 그 곳을 떠 올리면 서 늘상 머리에서 맴도는 것은 그 곳 도 사람사는 곳이다 라는 것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하루에 몇 명이고또 일년엔 몇 명일까? 그 사람중에 내가 외로울 때, 힘들 때, 괴로울 때 그래서 죽고 싶을 때 죽기 전에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가끔 생각한다. 사람 사이에서, 사람 속에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하고 말이다. 비록 일상으로 돌아가면 또 다시 영악해지고 계산하고 손해 안 보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자신이지만 가끔 뒤 돌아 볼 수 있는 것도 나에겐 여유.

언젠가 그 곳에서 가까운 곳의 해변가로 백팩의 오너가 사람들을 이끌고 갔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 올 것같던 그 곳은 작은 해변이지만 아기자기 하다 싶을 정도로 작은 곳이지만 물살은 센 편이었다. 그 곳에서 백팩에서 가져간 스노클링 장비-라고 해봐야 달랑 마우스?달린 수경-를 매고 바닷가에 들어갔다. 물살이 거세어 한참을 휩쓸리다가 나오니 다리에는 온통 바위에 긁힌 자욱들. 숨이 차서 긁히는 지도
몰랐던 것이다. 그렇게 보웬에서의 생활은 적적하거나 따분하거나 머 그런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도 뒤돌아보면 정말 즐거웠고 유쾌했던 쾌락의 시간들보다 고운 색채를 띄울 때도 있는 거 같다. 마치 보웬을 샅샅이 훑어 보겠다는 것처럼 정반대의 길도 가 보고 지금까지 보아왔던 호주의 아름다운
바다와는 전혀 딴 판인 갯벌위의 부두에 앉아 찬 바람 맞아가며 청승 떨어보는 것도 정신건강에는 좋은 거 같다. 비디오 경마장?과도 같은 TAB에 가서 6$정도 가져가서 잃으면 그냥 오고 따면(이 때는 소리를 질러야 한다. Wow!!)잃을 때까지 해서 잃으면 돌아온다. 거기에 맛들인 병기는 그 곳에서 심심찮게 돈을 벌어서 맥주파티를 열기도 했다. 그렇다고 일도 안하고 하는게 아니라 일거리가 없는 날이면
그 곳으로 출근을 했는데 잃은 날보다 딴 날이 많았던 것 같다. 백팩에서 나가는 버스가 없거나 시내에서 백팩으로 돌아오는 버스가 없을 땐 으레 그렇듯이 히치를 해서 들어왔다. 10년은 기본이고 20년 이상씩 되는 차들이 잘도 굴러간다. 보웬에서 돈을 어느 정도 모아서 Used car를 구해서 여행을 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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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웬에선 5~6군데의 농장에서 일한 거 같다. 보웬에서 한 달쯤 지났을 까? 그 때 쯤 " 호주에서 나는 과일은 다 내 손을 거쳤나?" 하는 중얼거린 기억이 있는 걸러 봐서는 꽤 많은 과일을 딴 거 같다. 뒷날 케언즈의 콜스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쌓여있는 과일들을 보면서 슬며시 웃던 기억이 있으니까. 기억에 남는 농장이 있다. 매니저의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 기억의 이유가 지금까지 만나본 매니저중에서 그는 상당히 과격한 스타일의 매니저였기 때문이다. 그 곳은 토마토농장이었는데 contract이 아닌 hourly였다. 시간당 8$정도. 하루 8시간 일해서 64$이다. 길게 뻗은 농장을 따라서 각 줄마다 사람들을 배치하고 사람들이 그 줄을 따라 토마토를 따며 앞으로 나가면 매니저는 뒤를 따라가며 누가 일을 잘 못하는 지 감시하는 그런 곳이었다. 30여명정도가 일을 하다 보면 눈에 띄게 못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었다. 그런 이의 바로 뒤에 따라가서 그 사람 일을 도와주는 데 보통 사람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딴다. 그러면 일을 하던 이는 심적 부담을 갖게 되는데 한 동안 그렇게 해 주다 그래도 진도가 안 나가면 머라고 중얼 거리며 인상을 쓴다. 다음엔? sack 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심한 언사가 오가기도 했는데 거의 주먹다짐 일보직전 까지도 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행객 입장에선 빨리 돈을 벌어 다른 곳으로 가고 싶어 했고 대부분이 관광비자로 와서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하고 있는 자체가 불법인 때문도 있었다. 때문에 그런 그의 태도에 대해 항변을 하지 못했다. 어떤 이는 그런 그에게 잘 보이려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사람 사는 것은 어디나 똑같은 거 같다. 그런 그도 나에겐 그런 태도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관심을 보였는데 그 건 주위에서 들은 트리니티에서의 내 생활때문이었다. .


고딩때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것중 하나가 바로 합기도 였다. 온수동에서 자취할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던 오류동의 대원합기도. 당시 홍콩영화가 붐을 이루고 있었고 학생들도 태권도및 합기도 등, 각종 체육관을 많이 찾곤 했다. 난 누구에게 맞기 싫다기 보다는 때려주고 싶은 치기(하지만 때린 적은 없다- 그래도 맞은 거 같다 -.-;;)로 그 곳을 다녔는데 합기도를 선택한 이유는 똑같은 돈 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매력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발차기에 매료되어 발차기 하나만으로 1년 넘게 버텼다. 한 동안은 새벽이면 동네 뒷산에 올라 애꿎은 나무를 두들기고 새벽반 뛰고 저녁에 뛰고 야간에 뛰고 정말 미쳤었다.
덕분에 1년이 약간 지나 2단을 딸 수 있었지만 체육관 사정으로 거기서 끝내고 말았다. 휴~! 그 때의 친구들. 보고 싶군. 정운형은 지금 머할려나.

트리니티 백팩커스는 상당이 깨끗한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선 마리화나같은 것이 돌아다니기도 했고 백팩내의 각 유니트 배치가 동떨어져서 조금은 삭막한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에다 보웬에 온 지 9일 뒤에 지애가 일본으로 가기 위해 케언즈로 간 뒤 젖어드는 허전함을 풀기위해서 일이 끝나면 유니트 뒤에서 지난 기억속의 발차기며 낙법이며 형을 연습하곤 했는데 그 모습에 다른 이들이 관심을 끌었나 보다. 그래도 한국은 태권도의 종주국이 아닌가. 한국인이 발차기며 낙법을 연습하니 그들의 눈에 신기하게 보였을까? 어떤 이는 나와 함께 같이 운동을 하기도 했고 가르쳐 달라고 해서 한 동안 조금 가르쳐 주기도 했다. 피식~!
농장의 매니저는 평소 킥복싱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자기 말로는 그 자신도
아마추어 선수로 뛰었다는 애기를 했었으니까, 언제부턴가 내게 다가와 호주의 누구를 아느냐며 킥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이라느니 어제는 술먹으러 갔다가 어떤 자식 패고 왔다느니 묻지도 않은 애길 꺼내곤 했다. 하여간 난 점심식사 이후에 혼자서 푸쉬업이며 이런 저런 간이 운동으로 몸을 풀었다. 매니저는 그런 내 모습에 쟈니는 스테미너가 넘친다며 농담을 하곤 했다. 어쨌든 나는 그 농장에서 보웬을 떠날 때까지 일을 할 수 있었고 매니저는 내가 떠날 무렵 술 한잔 하자며 가기 전에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를 준다. 평소에 나뿐 놈! 하며 싫어하던 놈도 헤어질 무렵되니 얼굴에 칼자국이 있어 더욱 인상 드럽던 그 얼굴이 "이 놈 또 언제 볼까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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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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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에어리 주변의 경관을 뒤적거리며 백팩주위를 서성거렸다. 다음날 우린 그 날 있을 크루즈를 위해 선착장으로 동행들과 함께 걸었다.선착장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그 곳에는 휘츠선데이의 비경을 보기위한 다른 요트들도 많이 떠 있었다. 크루즈를 떠나는 다른 동행들도 제각기 에어리 비치의 경관에 이러쿵 저러쿵 주절 거리며 요트에 올라타기 시작한다. 이런, 바람이 좀 찬 거 같다.
이 바람만 아니면 참 좋을 텐데,... 그런 생각들을 떠 올리며 요트에 올랐다. 요트의 선원들 소개가 있었다.다른 동행들과 금방 어울리는 것. 이런 투어는 그런 면이 있다. 그 전까지는 같은 백팩에 머무르면서도 그냥 지나치던 사람들이 투어에서 만나면 정말 쉽게 친해지는 것 말이다. 그리고 나서 다시 돌아오면
백팩에서도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 여행중의 매력중 하나지만 짦은 여행길이라 그런지 그런 경험이 적었다. 요트는 천천히 바다를 향해 나아갔다. 30분을 망망대해를 달렸나보다. 조금씩 추위가 느껴진다. 파도는 조금씩 거세어 지는 것 같았다. 요트의 흔들림이 거세어져 갔다. 추위가 느껴졌다. 다른 여행객들은 즐겁다고 소리치고 제 각기 준비해 온 것들을 마시고 떠들고 있는데 웬지 속이 좋지 않았다. 거기에 배의 심한 요동에 속까지 울렁거리고 있었다. 안색이 창백졌나보다. 지애가 걱정한다. 잎술이 파랗단다. 지금 속도 안 좋고 머리도 아프다. 어디가서 쉬어야 할 거 같아. 배 안의 작은 객실로 들어왔다. 그 곳은 선원들이 긴 항해에서 쉬기 위한 자리인지 침구가 가지런히 정리 되어 있었다. 나는 그 곳에 누워 있었다. 눈이 감긴다. 여전히 배는 울렁거린다

눈을 떠 보니 지애가 걱정스러운 듯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씨~익! 이제 괜찮아. 나가보자. 시간을 보니 한 시간 정도 누워 있었나 보다. 아직 찬 바람이 불었다. 같은 일행들이 나를 찾았단다. 어디 있었냐고 묻길래 몸이 불편해서 안에서 잠시 누워 있었다고 했다. 곧 점심시간이란다. 이런 저런 박스가
올라오고 있다. 박스가 열리자 그 곳에는 멜론이며 여러 과일들에 빵과 햄버거, B.B.Q가 들어 있었다. 각자 원한느 코스?대로 식사를 했다. 야외에서 먹는 식사는 여전히 맛이 있군, 몸이 좀 나아지는 거 같았다. 나는 어딜 가든 먹는 건 정말 잘 먹었다. 번다버그에서의 경험 이후로 먹을 기회가 있으면 자리를 따지지 않고 먹어댔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잘 먹으려 노력?했다. 이런 내 모습이 지애도 과히 싫지는 않았나 보다. 그러니까 나와 여행을 다니나 보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배 선상의 앞부분에 설치해 둔 그물을 타고 놀았다. 그물은 바닷물 바로 위에 떠 있어서 안전하게 그 곳에서 바닷물을 튀기며 놀 수 있었다. 햇살이 점점 따사로워 지고 있었다. 이제야 이 크루즈를 즐길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내내 못 논 거 신나게 놀아야지.

배는 어느 섬으로 다다르고 있었다. 크루즈의 진행자가 각자에게 스노클링 도구를 주면서 1시간동안 놀란다. 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우린 스노클링을 하면서 섬으로 헤엄쳐 들어왔다. 이미 그 곳에는 다른 투어에서 온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엇다. 스노클링으로 본 바닷속은 너무나 아름 다웠다. 4~5m 바닷속이 보일 정도로 말이다.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너무나 아늑하다. 엄마의 탯속에 있는 아기의 기분이
이럴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그랫나? 아님 내가 생각한 걸까? 하얀 산호초가 너무 이뻐서 이럼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들고 올라왔다. 산호초를 지애에게 보여주며 너무 이쁘지 않냐고 자랑하며 바다밑에서 따 온 거라고 환하게 미소지였다. 그 때 옆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이런 말을 한다. "그 거 들고 나가다 걸리면 문제가 될 것이다. 여긴 국립공원이라서 이 곳에 있는 모든 것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들고 가지 않는게 좋을 것이다" 헉! 코 땡기는 군, 쩝! 조금 쑥스럽기도 하구 설마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애도 바다에 던져 버리라는 통에 결국 바다에 날려 버렸다. 일반 여행객들도 저렇게 호주의 자연을 아끼는데,..
뒷통수가 근질 거렸다. 히공,... 진행자가 우릴 찾았다. 우리가 신청한 옵션중 제트 스키가 있었기에 그 순서가 왔나 보다. 한국에서 보며 제트스키로 갈리는 물살이 그렇게 시원해 보일 수가 없었는데 나도 타 보는 구나. 10분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트스키의 스피드를 만끽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지애도 신나 하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그 날의 크루즈를 마치고 백팩에 돌아왔을 때는 온 몸이 쓰러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돈도 떨어져 가고 있었고 우린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 Bowen으로. 번다버그 못지 않은 과일 주산지로 많은 여행자를 부르고 있는 곳이었다. 우린 그 곳 몇 군데 백팩에 전화를 해 보았고 그 중 한 군데. 어느 백팩에 내일 가겠다고 부킹을 했다. 그런 이 후에 우린 편히 밤을 맞이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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