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잘파크를 가 보기로 마음 먹고 지프니를 타니 8페소다. 전에 6페소였던 것같은데 하긴 언제적 애기냐.
지프니는 한적하다. 우다다다 하고 달리는 지프니도 타볼만 하다. 필까지 와서 이 거 안 타면 후회할겨.
내리고 보니 여기에도 마차는 존재한다. 7,8대가 있는 것 같다. 리잘파크를 돌아다니는 것까지 하면
더 되겠지만 로컬주민들보다는 나같은 관광객들을 노리는? 게 더 짭짤하겠지. 그런데 어떻게 하나.
이제 평판이 너무 안 좋아져서 말이다. 사실 마닐라에 있으면서 마차를 타는 외국인은 보지 못했다.
있을때 잘 하지. 마치 황금알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우화같다. 사람의 욕심이 문제겠지만.
리잘파크다. 그러니까 이 곳을 또 한 10년만에 찾네. 무슨 10년을 주기로 찾는 것 같다. 컥...
그럼 3번 왔는데 30년이야? ㅎㅎ 설마~
피노이의 휴식처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 혼자, 연인, 뭐 다양한 그런 어느나라나 다를 바 없는
모습들이다.
콘서트도 있다. 매 주말마다 콘서트를 한다. 무료로 말이다. 피노이들은 참 음악을 사랑한다.
전에는 못 본것 같은데 라푸라푸 동상이 서있다. 꽤 크다. 피노이들의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필리핀의 전통무술인 "아르니스"를 배우는 사람들과 한 컷. 아직 태풍 우나기의 영향이 있어서 바람이
세차게 일때가 있고 비가 자주 내렸다. 이 날도 비가 내리는 바람에 잠깐 운동을 하는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마스터라는 사람이 안내를 해주고 같이 운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으나 이 몸은
바람따라 구름따라 흘러가는 나그네일 뿐이라고. 쩝.
필리피노의 자긍심을 일깨우려는 것일까, 어쩜 그들도 정체성에 대하여 혼란을 겪어 봤을 것 같기도 하다. 필리핀의 경제에서 피노이는 외톨이이고 실상 정치는 대다수의 서민들인 피노이들과는 무관한 세상.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소실되거나 사라진 그들이 역사에 대하여 어떻게 그들은
생각을 할 지 궁금할 때가 많다. 아니 항상 갖고 있는 의문이다.
1억에 가까운 인종중에 96%를 차지하는 말레이인종. 그 외에 인도네시아. 아주 소수를 점하는 혼혈인이나 중국계가 사실 정경제계를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나라. 울화통이 터질만도 하다.
필리핀이 GDP순위에선 전 세계 197개국중 30위라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에 대한 인상은
한 100위권 언저리에 있는 것 같은 느낌. 그 부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뜻있는 사람들이 어쩜 스스로를 달래고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이런 노력들을 계속 하는 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보여지는 색안경들, 게으르다, 거짓말을 잘 한다, 등등 그런데 보통 발전과정에 있는 나라들에
대부분이 그런 편견이 있지 않았나? 대한민국 조차도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다는 영국 언론의 조롱을 받았었으니 말이다.
우선 내 배가 불러야 남을 생각할 여우가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 일 것이다. 매슬로우의 동기위계설중에
피노이들은 과연 어느단계에까지 올라와 있을까. 그 수 많은 피노이들이 말이다.
국민들의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것이 지금의 피노이들에겐 필요한 것 같다. 사실 이 것도
할 말이 없네. ㅋㅋ 대한민국판 후소사교과서인 교학사 교과서가 있으니 말이다. 이런..뭐야.
나부터 정체성을 찾아야겠다. ㅠㅠ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서 정부의 관광관련기관이 있고 각종 프로모션 알림판이 이렇게 있다.
그 동안 안 보이던 기념비들이 이렇게 생겼다. 2차대전중 필리핀에서 숨진 한국포로의 영령을 추모하고자 만든 기념비.
필리핀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 전쟁 발발이후 한반도에 3번째로 목숨을 걸고 날아와 준 나라이다.
그런데 이 곳에 프리메이슨 음모론자들이 깜짝 놀랄 메이슨의 로지가 서있다. 뭐지?
라살에서 영어배우다가(basic과정 ㅋㅋ) 귀국할때 교수님이 주신 기념품이 바로 이 황소 목각인형이었다. 이걸 보니 딱 하고 떠 오른다. 나에게 힘을 줄거라고 했는데 말이다.
길을 가로질러 반대편의 공원으로 가다가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기에 한 방 더 찍자고 했더니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바로 포즈를 취해준다. 피노이들이 이렇다. 뭐 다 똑같다기 보다도 일반인들은 더 할 수없이 친절하다.
고급레스토랑. 일 것 같다. 살짝 들어가 봤는데 아직 제대로 오픈을 하지 않았는지 사람도 없다.
중국정원과 일본정원은 있는데 한국정원은 없을까?
리잘에서 돌아온 이후 또 동네 방네 구석구석을 후비고 다니다가 발견한 석탄불. 여기에 밥을 하는거다.
딱지치기를 하는 아이들. 살짝 찍으려고 했는데 그 걸 또 눈치채더니 표정이 뜨악하다.
난 필리핀을 사랑한다. 왜냐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니 말이다. 결론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