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세그웨이를 타다가 다친 몇 번의 상처는 그 때의 기억들이 만들어 낸 현재다. 상처는 곧 기억이다. 내 마음의 상처도 그렇다. 내가 안고 있는 상처들은 그 때 아물지 못했던 것들이 남아서 가끔 내 안의 공간에서 나의 의지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마치 다리에 상처가 생기면 제대로 다리를 못 움직이듯이 말이다.
다리의 상처가 나을 때까지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르고 거즈로 보호하며 몇 일이
지나 딱지고 질 때쯤 다리의 통증도 가라않게 되고 이젠 거의 다 나았다.
2주정도 간 거 같다. 그럼에도 아직 그 모습은 원래대로 돌아오지를 못했다.
시멘트의 충격이라 꽤 오래 갈 거 같다.
이제 다리에 불편함은 없지만 상처는 그렇게 오랜시간 나와 함께 한다.
좋든 싫든 말이다.
돌아보니 상처는 꽤 많다. 어쩌면 인생의 이력일지도 모르겠다.
무슨 개 콧잔등에 상처 아물날 없다고 내가 그렇게 산 것일까?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링컨이 그랬다나 어쨌다나,
돌아보면 내 마음의 상처도, 내가 아마 인식하지 못하지만 내 안의 깊은 곳에서 남아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오는 기억의 상처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사랑할 수 만은 없는 이야기이기에 말이다. 그 것들이 나를 만들어 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의 특기나 취미, 나의 인격에 그리고 사상에 영향을 미쳐왔을 것이다.
내 상처를 스스로 보듬어 보지를 못했던 것 같다. 다리의 상처처럼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르고
거즈를 입히지를 않고 그저 시간에 맡겼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는 누군가에게도
상처를 줄 지 모른다. 내가 만난 사람들에게 말이다. 내가 만든 그 상처에 대하여 무의식적으로
또는 의식적으로든 외면했는지도 모른다. 돌아보고 또 앞으로 나아가자.
'心身FREE > 심신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광주 수창국민학교 60회 졸업생이다. (0) | 2016.10.10 |
---|---|
으하하하 드디어 밥솥을 바꿨다. (0) | 2016.08.02 |
난 잘 살아 온 걸까. (0) | 2016.07.18 |
행촌동엔 그래도 좀 볼 것이 있었는데 말이야. (0) | 2016.06.28 |
Puff Daddy/Faith Evans/112 - I'll Be Missing You (0) | 2016.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