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은 여행을 참 좋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민망하기도 하지만 속절없는 외로움에 차라리 혼자 떠나던 여행을 좋아했던 것 같다. 마치 이왕 이렇게 된 것, 음, 아니면 혹시 모를 여행지에서의 인연을 찾았던 걸까?

큭, 뭐 어쨌거나 정처없이 돌아다녔던 시절이었다. 지금 생가해 보면 기차를 타고 갔는지 버스를 타고 갔는지도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마 버스를 타고 가지 않았을까 싶다.

 

이젠 자가용을 타고 간다. 혼자서 말이다. 이왕 목표가 있어야 겠다 싶어 경포대에서 뜨는 해나 보자라는 나름의 목표를 정해놓고 뭐 4시간이면 갈테고 6시에 도착하면 되겠다 싶었다. 이런..바보 아냐? 그런데 주차장에서 앞차주가 놀러갔다. 차를 빼달라고 하니 큭, 바깥이란다. 뭐 새벽 2시쯤에 나갈거니까 그 때까지만 들어오라고 했는데 들어올때 전화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줄 알았지. 이런 웬걸. 3시 반이 되도 연락이 없길래 전화를 했더니 받지를 않는다. 혹시나 해서 나가보니 차를 빼 놨다. ㅠㅠ 전화 준다고 해 놓고선. 쩝.

부랴 부랴 가방을 챙기고 떠난다. 네비가 좋긴 좋다.

 

구리 IC가 보인다. 이 어둔 밤에도 사람들은 다닌다. 다 이유야 있겠지.

 

 

이게 습관처럼 휴게소엔 죄다 들른다. 강릉 가는길의 휴게소는 다 들렀다. 경부선이나 호남선쪽의 휴계소와는 달리 아담한게 소박한 맛도 느껴진다. 그런데 횡성에 도착하니 밝아온다. 윽. 어떻게 된 것이여~

 

날 샜다~~~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일행들이 보인다. 여행오셨나 보다. 나도 좀 나이 지긋해지면 저런 모습이 될까? 글쎄..잘 모르겠다.

 

고속국도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그런 것도 있구나. 국도 아니면 고속도로 뭐 그런줄 알았는데 말이야.

 

 

강릉휴계소다. ㅎㅎ 얼마만인가. 음... 한 16,7년만이다.

 

오~~ 안개가 쫘악 갈려있다. 강릉까지 오는 고속국도에는 안개위험지역이 있는데 한 50미터 앞을 분간하기 어려워 비상등을 깜박이며 달리는 구간이 있다.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강릉까지 오면서 우리나라 산하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그랬다. 대한민국은 온 국토가 관광지이고 박물관이라고 말이다. 맞아. 우리나라도 너무나 아름 다운 곳이다.

 

드디어 도착을 했다. 경포호.

그 때 그랬다. 경포대를 가기전에 버스를 내리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경포호를 걷다가 경포호가 마주보이는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서 마신 기억 말이다. 강릉터미널에서 첫 차를 타고 온지라 커피숍이 막 문을 연상태였다.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연게지. ^^

 

이른 아침임에도 경포호를 도는 듯,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다. 이런 곳에 산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본다.

 

저 가운데에 있는 정자가 무엇일까? 저기 가려면 배타고 가야겠군. 누가 지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 뭐지? 뭐냐고!

 

경포호 주변은 내 기억과 많이 달라졌다. 하긴 그게 벌써 십오년이 넘은 기억이니 당연하겠지. 주변에 커피솝이나 펜숀등이 경포호를 돌아가고 있다.

 

이른 아침에 보는 아이들의 모습. 선생님의 손을 잡고 따라가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경포대로 들어서니 벌써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쌀쌀한 아침이다. 어느 꼬마가 잠을 설쳤는지 일어나 눈을 비빈다. 텐트사서 가족들과 올까하는 욕구가 불현듯 일지만 아기가 아직 어려서.

 

여기 어드메쯤 빠져들었다. 그 때도 아마 지금쯤 아니었을까. 조금은 쌀쌀해서 아무도 바닷가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혼자 뛰어들어 지나던 아저씨가 자네가 경포대 다 샀구만, 하며 껄껄웃던 말이다. 호기있게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오면서 떨었다. 지금은 못하겠다. 왜 못하는 거지?

 

아파트가 들어서있다. 폼나는구나. 콘도로 지었을까?

 

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젊은사람들로 보인다. 젊은이가 바라보는 바다와 나이드신 분들이 보는 바다, 그리고 내가 보는 바다는 다르지 않을까? 같은 바다를 보면서 다른 생각들과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다른 바다. 우리의 삶도 그러할 것이다.

 

백사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텐트. 저 안에서 새벽내내 파도소리를 즐겼을거 아냐? 흠... 바람이 거세면 날리지는 않을까? 흡. 공연한 걱정이 앞선다.

 

여기가 입구인 것 같다. 포토존으로 만들어놓은 조형물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가 있고 원형의 반사로 인하여 주변의 풍경도 같이 찍을 수가 있다.

 

가까이서 본 건물이다. 이른 아침이라 그럴까? 조용하다. 아무래도 콘도인 것 같다.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 본 참소리 박물관과 에디슨 박물관.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

 

 

강릉을 떠나면서 보니 산아래로 적지 않은 수 십채의 폐가가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듯. 저 곳에서는 어떤 기억들이 있었얼까? 어떤 과거가 흐르고 있을까 잠시 생각해 본다.

 

원주에 잠시 들렀다가 인심푸근한 순대국집에서 순대 한 그릇 말았다.  값은 6천원인데 고기가 푸짐~

김치나 젓갈, 그리고 깎두기가 미원이 안들어간 맛같다. 아, 조미료 말이다.

 

근처의 구원주 터미널. 내가 여기서 내렸던가... 기차역을 이용했던가..가물 가물하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추억도 가물가물해진다.

 

 

 

문막휴계소에 들렀다. 왕복길에 될 수 있으면 많은 휴계소를 접해보려고 했다.

 

오~보람이 있군. 대한민국 휴계소에 마을과 통하는 뒷문이 있는 휴계소도 있다. ㅋㅋ 이 곳으로 나가면 마을이 나온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중간 휴계소에 들러 눈을 붙였지만 뜨거워지는 햇살에 집으로 달렸다. 새벽에 출발해서 오후 5시에 서울에 도착을 했다. 그래서 일까 모처럼 단잠을 잘 수가 있었다. 사람은 가끔 떠나야 한다. 가끔 달려야 한다. 가끔 공연한 짓도 해야 한다. 익숙한 것들은 익숙한 방법으로 나를 지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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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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