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어릴때는 감기같은 것은 잘 걸리지도 않은 것 같다. 감기때문에 고생을 한 경험이 없어서 그럴까?

크게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프다고 해서 약을 쉽게 사먹을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기에 그저 어디 베거나 까지거나 다치면 아까진끼, 혹은 옥도전끼라고 불리우는 빨간약을 발랐는데 심지어는 그 것이 다 달아 조금밖에 없자 거기에 물을 부어 바르기도 했다. 참 없이 살았구나.

그런 상황에 감기가 걸렸다고 해서 몇 일씩 감기약을 조제하는 것은 언감생신이었고 그 저 판피린F나 판콜에이에 콘택600을 사먹을 수 있으면 장땡이던 시절이다. 보릿고개시절이야기로 듣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당시 쌍화탕은 고급약이었다.

 

 

 

 

 

감기에 심하게 걸리면 뜨근뜨근한 아랫목에 이불깔고 누워 일찍 잠을 자고 다음날 한 땀 빼고 나면 감기가 쏙 달아났다. 생각하면 신기하긴 하다. 그런데 자면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내가 이렇게 땀을 흘리면 내일 아침은 감기가 나으리라는 생각을 하면서 누워 있었다. 지금은 그렇게 할래도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런 것을 보면 순진하다는 것은 믿음이 강하다는 것과 동격이 아닐까. 

믿는 것보다 의심하는 것이 많은 지금보다도 말이다.

 

첫 째 리후가 홍제동에 어린이집을 다닐때부터 감기를 달고 온다. 주말이 되면 집에서 쉬면서 괜찮다 싶은데 다시 어린이집에 가면 또 감기가 심해진다. 이런 식으로 반복되기를 이 곳 응암동으로 이사와서도 마찬가지다. 아마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서 전염이 되는 것일게다. 그렇다고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을 수도 없다.

전업주부인 와이프는 그나마 낫지만 일반 맞벌이 가정은 그게 쉽지가 않을 건 당연지사이고 전업주부임에도

아이를 한 달간 보내지 않으면 어린이집에서 퇴원 종용을 받는다. 아. 이 애기는 마지막에 애기를 해보자.

 

리후가 감기가 걸리고 나서 한 달을 가까운 동네의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었는데 전혀 차도가 없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처음으로 해당 병원을 방문을 했다.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냐, 주사는 놓지 않느냐는 어쩔 수 없는 부모의 마음을 전했으나 아무 이상없다는 핀잔을 듣는다. 개인적으로 이런 주객이 전도된 관계를 혐오함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어쩔 수 없는 약자인 부모의 마음이다. 그렇게 다니다가 증세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 다른 병원으로 갔으나 몇 일뒤 너무 심해 의사에게 다급하게 도움을 구했다. 쉽게 낫지 않을 병이라면 큰 병원으로 보내겠다 하여 의사가 추천해준 강북삼성병원으로 가게 된다. 폐렴증세까지 합병증을 얻은 것이다. 이제 받았다. 이제서야 하는 생각이지만 진작에 큰 병원에 왔더라면19개월된 아이에게서 가래가 나오고 누런 콧물이 나오니 부모의 입장에서 어찌 동네 병원을 신뢰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5일이후에 퇴원을 하였고 지금은 많이 호전되어 밝게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첫 날 병실이 없어 2인실에서 머물다가 의료보험 혜택이 있는 다인실(6인실)로 옮겼고 비용은 약 50만원 가까이 나왔다. 어머니께서 올라오셔서 3일간 리후옆을 지켜주시고 와이프와 나는 매일 응암동에서 병원까지 오가야 했다. 이제 3개월이 채 안된 리하를 데리고 다녔떠니 리하도 감기기운이 있어 진료를  어땠을까 하는 생각.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이게 무슨 꼴인가, 하는 아쉬움은 원망과 함께 동네 병원에 대한 불신감까지 들게 한다. 역시 병원도 삼성이 하니까 다르긴 하구나라는 그다지 반갑지 않은 일반론? 에 대한 확인.

 

 

보건복지부에서는 동네병원이 고사직전이라고 각종 지원책을 내 놓고 있지만 본질적인 서비스정신부터 바뀌지 않는 한 효과는 제한적이지 않을까.

 

물론 모든 병원이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 동안 동네 병원에서 만족스런 치료를 받았기에 리후도 그 곳으로 간 것이다. 동네의원에서 치료를 받을때 20일쯤 되어서 리후엄마와 함께 의원을 찾은 적이 있다. 우선 치료하는데 있어서 썩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리후가 새벽이면 기침에 고통스러워한다고 해도 남의집 애기처럼 듣는 의사의 무성의한 표정에서 집에 돌아와 리후엄마에게 의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병원으로 가자고 말하고야 말았다. 진료할 사람이 많고 바쁘다면 일이 바빠서 그렇겠지라고 이해를 해 줄 아량도 생기겠지만 당시 손님이라곤(분명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받는 손님임에도 손님이라는 표현보다는 환자가 더 맞는 것 같다는 현실. 그래서 병원엔 될 수 있으면 가고 싶지 않다.)우리 밖에 없었음에도 그렇게 대한다면 어느 환자가 의사에 대한 신뢰와 고마움을 가질 것인가. 돈으로만 볼 것이라면 손님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적향상을 고민해 보기 바란다.

 

이젠 내가 감기에 걸렸다. 습관적으로 병원을 찾지 않고 버티다가 역시 밤에 기침이 심해 잠을 못이루기에 서대문 적십자병원을 찾았더니 그 곳에서도 이전과는 또 다른 경험을 한다. 3,4년전부터 매번 그런식이었다. 역시 습관은 무섭구나. 결국 의사앞에 앉고 으례 증상말하고 약을 타기까지의 그런 과정.

큰 병원이라 다르구나. 의사는 꽤 친절하게 부연설명을 해주었는데 약을 타고 보니 윽.

약의 대부분은 진해거담제라고 하는 가래 없애는 약. 그리고 알약 두개씩 조석으로 먹고 점심때는 약 한 알. 이전 경험에 의하면 진해거담제는 없었고 알약이 많았는데 왜 약이 두 알밖에 없을까. 심리적일까.

나이가 들어가니 약에 의존하는 마음이 더 커간다고 스스로를 질책할 수도 있겠으나 리후를 진찰했던 의사에게서 얻은 안 좋은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일까. 흠...

어쨌거나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차도는 없고 어제 자고 일어나니 귀가 멍하더니 밤에 잠을 못이루고 아침에 잠시 눈을 붙였다가 병원에 갔더니 그 의사는 진료가 없다고 해서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차라리 잘 된 것 같다. 다른 의사왈. 중이염이란다. 약을 다시 받고 분함, 혹은 괘씸함, 서운함, 마음속에서 이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타이핑해보지만 당사자가 아닌 누가 알아줄까.

 

 

어린이 감기, 급성중이염으로 전이가 쉬운 이유. 네이트 지식인

 

확실히 느낀 것. 삼성병원과 적식자병원, 그리고 동네병원의 차이. 차이는 확실하다.

진리는 자고로 건강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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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dy

아나키스트이기보단코스모폴리탄리영희선생이그러더라추구하는건국가가아니라고진실이라고말이야그울림을가슴깊이가지고있는데그게참참쉽진않아진실을위해넌무엇을할수가있냐진실이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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