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한명을 위해 10만명이 돈을 갖다 바치는 곳입니다.”
주식투자로 매년 수억원을 벌고 있는 H씨(44)는 “많은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어떻게 해야 돈버는지를 공부하지 않고 무작정 돈벌겠다는 욕심만으로 증시에 뛰어들어 주식투자 고수들의 먹이가 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이같이 밝힌다.
한 증권회사에서 20년 동안 근무한 뒤 5년 전에 PI(개인투자자)로 독립한 H씨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은 12년 전에 이른바 ‘작전주’에 기웃거리다 종자돈을 모두 날려버린 쓰라린 경험 때문이다.
“1993년에 남보다 먼저 얻은 정보를 활용해 이른바 작전주인 개별종목에 투자해 2000만원으로 3개월만에 1억3000만원까지 벌었습니다.
하지만 작전 주도세력들이 주식을 팔고 이탈하면서 주식을 팔지도 못하고 한달만에 종자돈마저 모두 날려버렸지요. 그때부터 작전주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개별 종목들은 주가가 오를 때는 평가수익률이 높지만 하락할 때는 빠져나올 수 없어 쪽박차기 십상입니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이런 종목을 쫓아다니며 어렵게 모은 종자돈을 허망하게 날려버리고 있습니다.”
‘작전주’의 화려함과 고통을 모두 겪은 H씨는 “확인되지 않은 대박 정보를 뒤쫓아 다녀서는 돈벌기는커녕 잃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투자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발품을 열심히 팔아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저평가 주식을 발굴해 싸게 산 뒤 1~2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 가치가 제대로 평가돼 급등할 때 팔아야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00만원으로 12년만에 100억원 가까이 벌어
주식투자자라면 누구나 상식처럼 알고 있는 ‘아무도 안 살 때 싸게 사서 모든 사람들이 서로 앞다퉈 사려고 할 때 비싸게 판다’는 게 그의 투자 비법이라면 비법인 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런 상식을 흘러버리고 대박 종목을 쫓아다녀 쪽박을 차는 반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을 실천으로 옮긴 H씨는 2000만원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H씨를 100억원대의 부자로 만들어 준 ‘미다스 종목’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회사 실적이 별로 좋지 않지만 부도날 정도는 아니다. 장기간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는 바닥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대주주가 매우 성실하고, 사양 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업종전환을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초기에 있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적다…” 금호전기 현대모비스 우리조명 등이 그런 특징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외환위기 직후 3400원까지 떨어진 뒤 2000년 말까지 약 3년 동안 액면가(5000원)를 밑도는 장기 침체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001년 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8일 7만5000원을 넘어섰다. 4년여만에 15배나 폭등한 것이다. H씨는 현대모비스를 5000원 밑에서 산 뒤 2만5000~3만원에서 팔아 5~6배의 수익을 남겼다.
H씨는 이런 특성을 가진 투자대상 종목을 골라내면 직접 그 회사를 찾아가 회계장부로 나타난 것이 실제와 일치하는지를 철저하게 확인한다. 그는 “1주일에 3~4번 기업탐방을 간다. 서울과 수도권 뿐만아니라 지방에도 간다”며 “수천만원을 투자하면서 그 회사에 전화한번 안하고 주식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이해가 안간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런 종목을 골라낼 때 철저하게 혼자 한다. 물론 대상 종목을 선정하기 전에 참고 자료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의 의견을 듣고 자문을 구하지만 최종적인 투자결정은 스스로 내린다. 종목이 결정되면 총발행 주식의 5%에 가까울 정도의 주식을 사들인다.
그는 현재 한 공기업 자회사의 3대주주(최대주주를 제외하고 개인중에선 2대주주)에 올라있을 정도다. 일시적인 요인으로 실적이 악화돼 주가가 많이 떨어진 종목에 집중투자해 주가가 가치까지 상승하기를 기다리는 워렌 버핏식 투자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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