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이라는 이름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드는 영화. 다 보고 나면 역시 박훈정!
소위 영화를 안다는 사람들이 그랬다. 여자는 스토리를 끌어가기 위한 강간의 대상일 뿐이냐. 희생자의 역할이라서 싫단다. 동의하기 어렵다. 솔직이 역사속에서 가장 많은 희생을 치룬 사람은 남자일 터이다. 끊임없던 전쟁뿐 아니라 역사속 수레바퀴아래 아스라진 수 많은 남정네들이
말이다. 그렇게 역사의 궤적이 만들어지지만 누구도 그 남자들을 역사의 희생양이라 부르지 않는다. 영화는 삶과 현실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만약 그 것이 순 허구일지라도 그 허구 나름의
미학은 있지 않을까. SF도 기실 따져보면 허구가 아닌가. 왜 있을 법한 이야기라면서 어떤 것은
용인하고 또 어떤 것은 지나치지 않는 걸까. 공연한 갈등이며 에너지 낭비일 뿐이다.
장르적 소비가 아니라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뉘우쳐야 할 반성기제다.
어쨌거나 영화를 물어뜯는 젓문가들의 평을 보며 잠깐 고개를 갸우뚱 하다가 김명민의 연기를
보다가 스토리에 빠져들었다. 참..역시 김명민이야. 열혈형사? 정의라는 것 보다는 형사라면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집념과 분노가 잘 녹아들었다. 어쩌면 영화를 보기전에 평을 봤던 사람들
도 김명민의 연기가 시선을 붙잡아두지 않았을까. 시대적 배경이나 CIA와 국정원의 기획,
그리고 경찰과의 알력, 타협등을 보면서 현실에 대한 한숨도 나오지만 김명민같은 형사또한
분명 있으리라는 한 줄기 위안을 얻어본다. 박휘순을 보며 그래, 북한에도 분명 정의가 살아 있겠
지. 모두가 불의에 수긍하며 고개를 조아리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게 되었다. 이것 만 해도 대단
한 것 아니냐? 이게 영화의 힘이지. 북한의 모든 기관들에 대해서 따로 생각해보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 것이 박휘순 개인의 원한의 관계로 인한 것인지는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장동건의 새로운 필모그래피가 한 편 만들어졌다. 마지막을 끌고 가는 힘이라고나 할까.
사실 장동건의 영화를 보며 기억에 남는 영화는 그 닥 없었는데 그 하나가 만들어 진 거 같다.
그 닥 멋있어 보이진 않지만 현실적이면서도 냉정하면서도 과하지 않는, 그리고 마지막
브이아이피에게 총을 겨눌때는 그 때는 멋있었다고나 할까. 대한민국 영화판에 걸출한
넘이 하나 나왔구나 이종석. 뭐 연기에 대해서는 주연급들이 죄다 브이아이피급이다.
박휘순이 이종석에게 당할때 느꼈다. 느와르구나. 허무 빼면 안 되잖아.
* 주인공은 역시 김명민.
* 김명민 나오는 씬들이 모두 하이라이트.
* 30대 중반 이상 관람가
* 국정원,CIA의 기획, 경찰청과의 타협, 다 현실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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