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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밤중 찜질방 도촬범 해프닝

bundy 2025. 2. 24. 20:54

이런 추운 겨울엔 그저 뜨끈 뜨끈한게 최고다.

찜질방도 아이들의 놀이시설이 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찜질방에 가면 아이들또래애들이

오면서 그 아이들과 찜질방내에 비치된 카드놀이등을 하면서 처음 만난 아이들끼리도 사이가

금새 돈독해지는 모습을 본다. 가끔 떠들때면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신경이 곤두서서 말려보기도

하는 불편은 어쩔 수가 없지만 말이다. 전에는 키즈방을 가곤 했는데 키즈방을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다가 기껏해야 두 시간 정도만 놀다오는데 정작 아이들이 놀기엔 너무 놀이가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리라.

그러다 우연히 찜질방을 데려간 이후로 맛을 알아버렸다. "찜질방의 맛" 오늘은 찜질방을 갔더니

같은 태권도 체육관 다닌애를 만났다고 둘이서 딱 붙어서 논다. 아이들은 분주하다.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어릴 땐 나도 그랬었지 하던 생각이 떠 오른다. 놀이터도 없어서 집앞의

땅을 파서 구슬치기도 하고 딱지치기, 야구, 축구... 못할게 없었네 그려. ㅋㅋ

감기 때문에 찜질방에서 죽치면서 이 생각, 저 생각. 머.감기 아니래두 찜질방에 가끔 와야한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사찰은 아니고 산사를 울리는 목탁소리의청아함도 없지만 조용한 듯, 자잘한 듯

찜질방은 나에게 편안함을 준다. 갈 곳도 많고 군것질거리도 있고 흡연실도 있다.

발 길 닿는대로, 땀나면 나는대로.찜질방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

생활의 발견이로세.

그런데 오늘 이야기 할 것은 조금 황당한 에피소드다. 우선 삼부건강랜드 소개부터하자.

내가 이 곳을 찾는 이유는 가장 가깝고 또 집에서 가다보면 이렇게 놀이터가 있어서

찜질방을 나온 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잠깐이나마 뛰어놀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또 삼부마켓이 있어서 비교적 저렴하게 일용품을 구매할 수가 있다.

삼부사우나에는 자그마한 놀이방이 있고 헬쓰룸도 있다. 유료이긴 하지만 안마의자도 있다.

이곳에서 아이들과 잠을 자는 것도 참 편한 날이다.

늦은 밤이 되어 아이들도 옆으로 와서 잠을 자고 나 또한 잠이 들었다. 그 때가 2시쯤 되었을까?

찜질방 내부사진 재활용. 저 많은 작대기는 자는 사람이고 빨간 작대기가 오늘의 주인공 되시겠다

 
 

취침시간이라 소등을 했지만 어느정도 조명이 되어있다. 다 아는 것 처럼 말이다.

저 빨간 작대기 위에 세 명이 바로 나와 사랑스런 아들 딸이다. 처음 잘 때 가족이 저 위치를 택한 것은

마땅히 3명이 같이할 만한 자리는 없었이게 저 자리를 택한 것인데 사진과는 달리 충분한 자리다.

벽면에 놓여있는 안마의자와 우리가 누운 공간 사이에는 충분히 사람들이 다닐만한 공간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람이 저 빨간 작대기처럼 누워버리면 사람들이 지나다기이에 불편한 공간이 된다.

그 일이 내게 일어났다.

두 꼬맹이가 워낙 잠버릇이 고약해서 잠을 깨기를 여러번 하는데, 어느 순간 발 아래로 살결이 닿는다.

잠결에도 생각을 하며 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 헐, 이 건 무슨 시츄에이션인가? 머릿속으로

한 참 그림을 그려보았다. 팔인가? 다리인가? 누구지? 아...딸내미가 저 아래로 내려갔나 보다.

다시 자리 잡아줘야지 하고 일어나 보니 헉!

바로 저 그림의 모습으로 어떤 작대기가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왜 여기에 누워 있지?

나는 아니 너는 어디에서 왔는가? 왜 여기에 있는가? 오밤중에 때 아닌 심오한 물음의

답을 찾아 나서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 ??? 흠... !!! 결론을 그 것뿐이었다. 그래, 너가 생각하는 그 거 말이다.

이 작대기는 엎어진 채로 잠을 자는 모습이다. 척한거지. 딸내미를 다시 끌어올려 자리를

잡고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렇게 고민하다 귀차니즘으로 다시 누워 있으니 5분정도 되었을까?

사사삭 하는 소리가 들리며 멀어지고 난 얼마 뒤.

"아니 왜요?"

"너 그 사진 뭐야?"

"여자친구 사진인대요?"

"이런 싸가지 없는 노무 새퀴... 사진을 찍고..."

언성이 높아진다. 그 놈이구나. 하고 일어나 보니 그렇다. 그 놈이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술에 취한 듯 흐느적 거림이 있는 반면에 그 놈은 너무나 뻔뻔했다.

잠결에 깨어난 사람들은 영문을 모른 체 할아버지를 힐난한다.

"아저씨, 왜 그래요. 잠이나 자요"

"아 시끄러워 잠을 못자겠네."

나는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저 놈이 사진을 찍고 있었구나 . 흠... 어떻게 하지? 무엇을 해야 하나? 이런 고민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와중에,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다.

" 너 이노무 색희 경찰에 신고할거야. 경찰 불러, 빨리 경찰불러"

그 놈은 주변 사람들의 짜증섞인 할아버지를 향한 비난소리에 바이타민을 얻었는지

당신이 전화해. 전화줄께 하면서 자신의 전화를 들이민다.

이 놈 자식, 다른 사람들이 영문을 모른 채 할아버지에게 비난을 하니 기운을 얻었나 보다 하고

괘씸함을 느끼다가 다가가서 그 사람 핸드폰을 뺏었다.

"두 분다 조용히 하시구요. 제가 경찰 부르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세요."

10여분 쯤 지났을가. 여자 경찰이 여자 목욕탕을 통해 들어오고 남자경찰은 남자 목욕탕을 통해

들어왔다. 내 앞을 지나는 여자 경찰에게 내가 겪은 이야기와 함께 자초지종을 이야기 해 줬다.

먼저 와 있던 남자경찰 두 명과 용의자? 두 명이 언쟁하다가 주변인들의 컴플레인으로 남자목욕탕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대화를 이어갔으나 내가 끼어들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결국 할아버지가 소란으로

쫓겨나는 안타까움만 느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오밤중에 느끼는 무기력감.

성추행은 성에 대한 호기심, 또는 도착증세로 도덕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경우에 일어나는 어떤 환경에서의 반사행동이 아닌가 싶다. 뭐 그렇다고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성추행이 용인시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도덕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본인 인식의 결함이 먼저다.

교육도 교육이지만 난 인터넷의 영향을 무시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아이들을 키우지만

너무나 쉽게 노출 컨텐츠를 볼 수가 있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주었더니 손에서 뗄 줄을

몰라 가끔 실갱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 시간을 정해놓고 보게 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보여지는 그러한 컨텐츠들은 아이들이 이성에 대한 인식을

비뚤어지게 만들고 그릇된 성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자명할 것이다. 어른들 조차 인터넷의 무분별한

컨텐츠들로 섣부를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하물며 아이들은 어쩔 것인가.

그렇다고 섣불리 보다 강제하고 보다 억제한다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 마치 사창가를

없애니 보다 음지로 숨어들어가 실제적인 효과와는 달리 폐해가 큰 것처럼 말이다.

결국은 자기 책임일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부모가 책임져야 하고 어른은 스스로 책임지는 수 밖에 ,

그리고 또 사회가 함께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사회에 일어나는 문제 모두가 다 그렇겠지만 말이다.